[취재수첩] 불협화음 내는 KBS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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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선 문화부 기자 inddo@hankyung.com
지난달 30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 18층 외신기자클럽 앞은 KBS교향악단 법인화 반대와 박인건 초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시끄러웠다. 클럽 안에서는 박 사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었다.
지난 1일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KBS교향악단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상임지휘자는 물론 단원도 구성하지 못한 채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오는 12월 첫 연주회인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송년음악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존 단원들과의 마찰음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60여명이 넘는 단원들은 전적(轉籍·소속을 재단법인으로 바꾸는 것)을 거부하고 ‘법인화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법인화 결정이 나기 전 KBS노조 및 단원들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용불안 우려가 깔려 있다. 내부경쟁 및 독립경영을 위해 법인으로 바뀌면 이전과 달리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해서다.
법인 측 입장은 강경하다. 전적을 거부한 단원은 KBS 내 다른 직종으로 흡수하고, 부족한 오케스트라 단원은 오는 10일 오디션 공고를 내 새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음악계에서는 법인 측의 리더십 부족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앙상블이 생명인 오케스트라는 단원들 사이의 호흡이 중요하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의 시간을 연습해야 앙상블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도 법인 측은 법인화를 반대하는 단원을 설득해 함께 가기보다 전적을 거부하는 단원들을 음악과 전혀 관계가 없는 수신료 징수 사업소 등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05년 법인화를 추진할 때 경쟁시스템 도입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단원을 끝까지 설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법인 측은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 선임에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주요 언론에 샤를 뒤투아,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후보자의 이름을 흘리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략 없이 세계 유명 지휘자를 접촉해 상대가 수락하면 결정하는 방식이니 지휘자가 쉽게 결정될 리 없다.
KBS교향악단은 한 해 110억원의 운영비를 쓴다.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교향악단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애먼 수신료만 허공에 뿌려지고 있다.
김인선 문화부 기자 inddo@hankyung.com
지난 1일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KBS교향악단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상임지휘자는 물론 단원도 구성하지 못한 채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오는 12월 첫 연주회인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송년음악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존 단원들과의 마찰음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60여명이 넘는 단원들은 전적(轉籍·소속을 재단법인으로 바꾸는 것)을 거부하고 ‘법인화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법인화 결정이 나기 전 KBS노조 및 단원들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용불안 우려가 깔려 있다. 내부경쟁 및 독립경영을 위해 법인으로 바뀌면 이전과 달리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해서다.
법인 측 입장은 강경하다. 전적을 거부한 단원은 KBS 내 다른 직종으로 흡수하고, 부족한 오케스트라 단원은 오는 10일 오디션 공고를 내 새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음악계에서는 법인 측의 리더십 부족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앙상블이 생명인 오케스트라는 단원들 사이의 호흡이 중요하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의 시간을 연습해야 앙상블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도 법인 측은 법인화를 반대하는 단원을 설득해 함께 가기보다 전적을 거부하는 단원들을 음악과 전혀 관계가 없는 수신료 징수 사업소 등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05년 법인화를 추진할 때 경쟁시스템 도입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단원을 끝까지 설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법인 측은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 선임에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주요 언론에 샤를 뒤투아,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후보자의 이름을 흘리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략 없이 세계 유명 지휘자를 접촉해 상대가 수락하면 결정하는 방식이니 지휘자가 쉽게 결정될 리 없다.
KBS교향악단은 한 해 110억원의 운영비를 쓴다.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교향악단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애먼 수신료만 허공에 뿌려지고 있다.
김인선 문화부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