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 정부 자체가 바로 문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1년 1월 취임식 때 남긴 명언이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뒤 미국 정치권에서 ‘작은 정부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의 핵심 아젠다는 ‘작은 정부’였다. 미트 롬니 대통령 후보,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와 찬조연설자로 등장한 인물들이 일제히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재정지출 축소 △세금 인하 △기업 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작은 정부’의 기치를 내걸었다.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지난달 30일 연방의원, 주의원, 일반대의원 1명씩을 만나 ‘작은 정부’에 대한 공화당 민심을 들어봤다.

에드 로이스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4년간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했지만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은 정부 지출 확대가 아니라 민간경제, 기업의 왕성한 활동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로이스 의원은 “공화당은 기업을 위한 정당이며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이 너무 보수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화당은 중도우파다. 문제는 자꾸 ‘큰 정부’에 의존하려는 민주당이 좌편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재정지출을 너무 확대해 재정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롬니의 한반도 외교정책과 관련, “한국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할 것이며 북한문제 등 한국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협력할 것”이라며 “한반도 안정을 위해 중국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럴드 카디네일 뉴저지주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세금 인하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만명이 넘는 한인들이 뉴저지주에 살고 있다”며 “중소기업 세금을 내리면 한인들의 비즈니스도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금을 내리고 규제도 풀어야 중소기업 경기가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에서 독특한 의상으로 눈길을 끈 오스카 풀러 조지아주 대의원은 “롬니 후보는 기업을 창업해 민간부문에서 수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롬니야말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원투수”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에서 바비큐 체인을 경영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 간섭이 없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지금 너무 ‘큰 정부’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탬파=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