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북한, 先軍 지고 시장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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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자유화·시장경쟁 공식 인정…北경제 중국의존도 더 심화될듯
교류협력 강화해 변화 뒷받침을"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통일硏 명예연구위원 kimyyn@naver.com>
교류협력 강화해 변화 뒷받침을"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통일硏 명예연구위원 kimyyn@naver.com>
북한 경제가 시장으로 갈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월15일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을 통해 경제관리에 대한 군부의 견제를 차단시킨 북한은 이제 시장경제로 종종 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변화 모습의 일단이 소위 ‘6·28 새 경제관리체계’다. 아직 이 체계의 전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지난 8월 초부터 언급된 ‘새 경제관리체계’의 일부 내용이 시장경제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자유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어 주목된다.
‘새 경제관리체계’의 골자는 ‘국가가 따로 생산품목이나 계획을 정해주지 않고 공장·기업소들이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생산물의 가격과 판매방법도 자체적으로 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가 ‘주민의 식량배급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각 단위에서 자체로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소의 제품생산과 분배 및 교환에 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점이다. 아직 서비스 분야에까지 확대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회주의 생산양식인 생산량과 생산품목, 가격결정 및 거래에 당국이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자율성을 부여한 것 자체가 북한 당국의 인식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은 곧 기업 간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시장을 바탕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당국이 시장경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의 ‘새 경제관리체계’ 도입은 비록 생산증대에 목적이 있기는 하나 기존에 성행하고 있는 시장적 요소, 다시 말해 기업이나 협동농장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파행적 생산과 분배를 인정하기 위한 조치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이런 면에서 이번 북한의 조치는 중국 개혁과 같은 민간 주도의 변화에 관의 변화가 뒤따르는 특징을 띠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또한 경제에 가하고 있었던 철저한 통제조치가 시장이 견지하는 자율이라는 측면에 크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사회주의 특유의 계획경제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이는 2002년 들어와 시장과 계획이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결국 시장경제로의 접근을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새 경제관리체계’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조치가 생산증대를 가져올 가능성은 크다. 이것이 ‘새 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 가장 근본적인 목적일 것이다. 그러나 생산증대가 저절로 이뤄질 수만은 없다. 그것이 이뤄질 수 있는 바탕이 먼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아무리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할 수 있는 대상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농업분야에서의 비료와 종자, 농약 등을 비롯해 원자재와 농기계 등이 자유롭게 조달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당면한 북한 형편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 외부로부터 조달할 수밖에 없다. 외부조달은 경화를 필요로 한다. 경화는 기본적으로 수출을 통해 얻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에는 중국 외 수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 많은 나라의 경제제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새 경제관리체계’는 북한의 대중 경제적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뒤집어 말하면 이번 조치의 성공 여부는 북한이 앞으로 외부경제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가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두말 할 것 없이 현재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그것이 심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고, 필요할 경우 차관이나 자재와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북한의 시장경제로의 확실한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북한의 이와 같은 변화 움직임도 따지고 보면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통한 인식의 변화에서 왔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통해 시작된 변화가 오히려 외부세계를 더 필요로 하는 북한 현실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통일硏 명예연구위원 kimyyn@naver.com>
‘새 경제관리체계’의 골자는 ‘국가가 따로 생산품목이나 계획을 정해주지 않고 공장·기업소들이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생산물의 가격과 판매방법도 자체적으로 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가 ‘주민의 식량배급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각 단위에서 자체로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소의 제품생산과 분배 및 교환에 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점이다. 아직 서비스 분야에까지 확대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회주의 생산양식인 생산량과 생산품목, 가격결정 및 거래에 당국이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자율성을 부여한 것 자체가 북한 당국의 인식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은 곧 기업 간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시장을 바탕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당국이 시장경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의 ‘새 경제관리체계’ 도입은 비록 생산증대에 목적이 있기는 하나 기존에 성행하고 있는 시장적 요소, 다시 말해 기업이나 협동농장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파행적 생산과 분배를 인정하기 위한 조치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이런 면에서 이번 북한의 조치는 중국 개혁과 같은 민간 주도의 변화에 관의 변화가 뒤따르는 특징을 띠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또한 경제에 가하고 있었던 철저한 통제조치가 시장이 견지하는 자율이라는 측면에 크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사회주의 특유의 계획경제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이는 2002년 들어와 시장과 계획이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결국 시장경제로의 접근을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새 경제관리체계’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조치가 생산증대를 가져올 가능성은 크다. 이것이 ‘새 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 가장 근본적인 목적일 것이다. 그러나 생산증대가 저절로 이뤄질 수만은 없다. 그것이 이뤄질 수 있는 바탕이 먼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아무리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할 수 있는 대상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농업분야에서의 비료와 종자, 농약 등을 비롯해 원자재와 농기계 등이 자유롭게 조달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당면한 북한 형편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 외부로부터 조달할 수밖에 없다. 외부조달은 경화를 필요로 한다. 경화는 기본적으로 수출을 통해 얻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에는 중국 외 수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 많은 나라의 경제제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새 경제관리체계’는 북한의 대중 경제적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뒤집어 말하면 이번 조치의 성공 여부는 북한이 앞으로 외부경제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가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두말 할 것 없이 현재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그것이 심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고, 필요할 경우 차관이나 자재와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북한의 시장경제로의 확실한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북한의 이와 같은 변화 움직임도 따지고 보면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통한 인식의 변화에서 왔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통해 시작된 변화가 오히려 외부세계를 더 필요로 하는 북한 현실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통일硏 명예연구위원 kimy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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