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윈도폰 운영체제(OS)를 적용한 기기 브랜드를 내놓는다. 브랜드명은 ‘아티브(ATIV)’다. 애플과 특허소송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이 구글을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윈도폰 브랜드 ‘아티브’

정보기술(IT) 매체인 엔가젯에 따르면 삼성은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가전전시회 IFA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OS인 윈도폰OS 전용 브랜드인 ‘아티브’를 발표한다. 윈도폰8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아티브에스(ATIV S)’라는 명칭으로, 윈도RT를 탑재한 10.1인치 태블릿PC는 ‘아티브탭(ATIV Tab)’이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삼성전자가 윈도폰8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소식은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부 드러났다. 당시 삼성전자가 소송을 위해 제출한 문서에 ‘오디세이’와 ‘마르코’라는 코드명을 가진 두 종류의 윈도폰8 탑재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 제품은 모두 듀얼코어 퀄컴 프로세서가 적용되고 롱텀에볼루션(LTE)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윈도RT를 탑재한 태블릿PC를 내놓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키보드가 적용된 기업용 윈도 기반 슬레이트PC를 출시한 적은 있었지만 일반 소비자용 윈도 기반 태블릿PC는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었다.

LG전자도 올 하반기 윈도RT 태블릿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윈도 태블릿PC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탈(脫) 안드로이드’ 시동 거나

삼성전자는 과거 ‘윈도 모바일’을 내장한 ‘옴니아’를 내놓았다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참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윈도 스마트기기 브랜드를 내놓은 이유는 1년 넘게 지속된 애플과의 특허 소송을 통해 ‘안드로이드 리스크’를 뼈저리게 겪었기 때문이다.

그간 윈도폰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시장의 주목을 끌지 못했음에도 ‘과도한 구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 제품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안드로이드 업계 전반에 ‘소송 리스크’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언제든 애플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마이크로소프트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폰은 타일 인터페이스 등을 쓰고 있어 애플 등과의 특허분쟁 등 법률적 마찰이 일어날 확률이 작다.

개인용컴퓨터나 태블릿PC와 호환될 수 있다는 점도 윈도폰의 강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등 다양한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미한 점유율의 윈도폰 진영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뛰어듦에 따라 업계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