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日정치인 724명에 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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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 나눠보자"…노다 총리, 이시하라 지사 등에 엽서
나눔의집, 29일 발송…日 반응 주목
나눔의집, 29일 발송…日 반응 주목
“이곳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생생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나눔의집입니다. 바쁘신 줄 알지만 한번 방문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방문하셔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에 대한 진실을 보시고 생존해 계신 할머니와 함께 식사도 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요양시설인 나눔의집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치인들에게 초청장을 보낸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28일 “노다 요시히코 총리,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중의원 479명, 참의원 242명 등 모두 724명에게 나눔의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장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엽서 형태의 초청장은 앞면에 ‘못다핀 꽃’ 등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이 인쇄돼 있고 뒷면에는 초청문과 나눔의집 주소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엽서 제작은 지난 주말 나눔의집을 찾은 학생 40여명이 도왔다.
나눔의집은 일본 정치인이 방문하면 할머니들과의 만남, 역사관 관람, 영상물 상영 등을 통해 위안부 피해 역사를 전할 예정이다. 만일의 상황을 고려해 방문자의 신변 안전 보장도 약속했다.
이번 초청은 최근 독도를 둘러싼 한·일 외교 갈등 와중에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잇따른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발언이 계기가 됐다. 초청장 발송 아이디어를 낸 안 소장은 “나눔의집에 직접 와서 보니 막연히 알고 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잘 알게 됐다는 방문객들의 소감문을 보고 초청장 발송을 기획했다”며 “일본 정치인들도 직접 와서 할머니들을 만나고 역사관을 둘러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할머니들이 최근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발언을 전해듣고 표정이 무척 어두워졌다”며 “고령의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피해자들의 절박한 심정도 전했다.
“일본 정치인들이 실제로 방문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질문에 안 소장은 “지금껏 나눔의집을 찾은 일본 정치인이 10명 정도”라며 “실제 방문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들을 통해 다시 한번 화제가 되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라고 말했다.
1992년 서울 서교동에서 시작해 1995년 광주시로 옮긴 나눔의집에는 현재 김군자, 이옥선 할머니 등 80대 중후반의 피해자 8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곳에서만 피해자 17명이 여한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경기도 광주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요양시설인 나눔의집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치인들에게 초청장을 보낸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28일 “노다 요시히코 총리,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중의원 479명, 참의원 242명 등 모두 724명에게 나눔의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장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엽서 형태의 초청장은 앞면에 ‘못다핀 꽃’ 등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이 인쇄돼 있고 뒷면에는 초청문과 나눔의집 주소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엽서 제작은 지난 주말 나눔의집을 찾은 학생 40여명이 도왔다.
나눔의집은 일본 정치인이 방문하면 할머니들과의 만남, 역사관 관람, 영상물 상영 등을 통해 위안부 피해 역사를 전할 예정이다. 만일의 상황을 고려해 방문자의 신변 안전 보장도 약속했다.
이번 초청은 최근 독도를 둘러싼 한·일 외교 갈등 와중에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잇따른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발언이 계기가 됐다. 초청장 발송 아이디어를 낸 안 소장은 “나눔의집에 직접 와서 보니 막연히 알고 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잘 알게 됐다는 방문객들의 소감문을 보고 초청장 발송을 기획했다”며 “일본 정치인들도 직접 와서 할머니들을 만나고 역사관을 둘러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할머니들이 최근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발언을 전해듣고 표정이 무척 어두워졌다”며 “고령의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피해자들의 절박한 심정도 전했다.
“일본 정치인들이 실제로 방문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질문에 안 소장은 “지금껏 나눔의집을 찾은 일본 정치인이 10명 정도”라며 “실제 방문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들을 통해 다시 한번 화제가 되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라고 말했다.
1992년 서울 서교동에서 시작해 1995년 광주시로 옮긴 나눔의집에는 현재 김군자, 이옥선 할머니 등 80대 중후반의 피해자 8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곳에서만 피해자 17명이 여한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