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의 아성을 깨라.’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연달아 준중형 세단 신차를 내놓으며 판매경쟁에 돌입한다. 출시 시기가 다음달에 집중돼 있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세그먼트인 준중형 시장에 ‘가을의 결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국산 준중형 시장은 현대차 아반떼가 맹주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기아차 포르테, 르노삼성 SM3, 한국GM 쉐보레 크루즈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는 포르테 후속으로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K3’를 다음달 내놓는다. 기존 평면형에서 입체형 프런트 그릴로 디자인에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일명 ‘슈라이어 그릴’로 불리는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과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는 대형 세단 K9과 닮았다.

기아차는 향후 이를 패밀리룩으로 전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K3의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반떼와 엔진, 트랜스미션 등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반떼와 K3 간의 외관 및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과 서스펜션 세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K3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다음달 출시 후 월 5000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포르테의 월 판매량이 2000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5배 이상의 실적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3를 기아차 최고 볼륨모델로 키울 것”이라며 “내수는 물론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연 45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판매량 감소와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르노삼성은 다음달 SM3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SM5와 SM7의 판매량이 저조한 만큼 신형 SM3 출시를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부분변경 모델이긴 하지만 외관 디자인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대신 파워트레인을 개선해 ℓ당 15㎞인 연비를 17.3㎞로 15% 끌어올렸다. 아반떼 M16 GDI와 포르테의 연비가 당 16.5㎞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급 최고 수준이다. 뛰어난 연비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게 르노삼성의 전략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디자인이나 넉넉한 실내공간은 타사의 동급 모델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연비를 보완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 6월 디자인을 소폭 개선한 ‘2013년 쉐보레 더 퍼펙트 크루즈’를 내놓고 선제공격 중이다. 크루즈는 단단한 차체와 디젤 세단의 만족도가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준중형 세단 최강자인 아반떼는 최근 출시한 2013년형 아반떼와 함께 11월께 출시 예정인 2도어 ‘아반떼 쿠페’로 라인업을 늘려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아반떼 쿠페는 지난 2월 미국 시카고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도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 출시를 통해 기존 아반떼의 이미지를 한층 높여 전반적으로 판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반떼 쿠페는 전면부에 육각형 모양의 헥사고날 그릴과 날카로운 모양의 안개등을 적용해 쿠페 특유의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뒷부분은 배기가스가 나오는 머플러를 양쪽에 두 개 장착,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이 차에는 누우 2.0 GDI 엔진과 6단 변속기가 탑재된다. 고속 주행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아반떼 세단보다 전장(길이)을 10㎜ 늘렸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