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코스피 조정기’였다. 지난 16일 1960선 가까이 상승했던 코스피지수가 1900대 초반까지 서서히 하락했다. 단숨에 2000을 돌파할 것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조정 이후 코스피지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탄력을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다. 기관과 개인의 수급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국 증시가 기댈 버팀목은 글로벌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외국인 유동성뿐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긴 했지만 전망은 비관적이지 않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외국인들에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고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증시는 매력적이다.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은 실적호전주와 전기전자(IT)업종의 대표 종목들, 낙폭과대 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순매수 강도 줄어들 것

올여름 한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스타’는 단연 외국인이다. 기관과 개인의 순매도 공세를 외국인이 받아내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우려할 만한 점은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지난 9일 정점(1조5677억원) 이후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의 지난 20~23일 하루 평균 순매수금액은 1474억원으로 떨어졌고 24일에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다수 와우넷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는 약해졌지만 한국 증시의 순매수 기조가 변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세영 전문가는 “외국인의 최근 순매수는 단기적인 롱쇼트 전략이 아닌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현철 대표는 “금리차를 이용한 해외 유동자금은 한국 증시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프로그램’ 중심이었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면서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재수 소장은 “외국인 순매수는 프로그램매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매물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잠시 쉬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 상승 모색…4분기가 고점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진다면 코스피가 2000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양책이다. 배 대표는 “경기부양책 기대로 코스피지수의 상승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며 “2000을 단기 고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의 기대만큼 9월 경기부양책 효과가 발생한다면 연중 고점(2049.28)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승훈 대표는 “거시경제 지표들이 우호적으로 나오거나 경기 부양책이 실행될 경우 연중 고점 돌파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연중 고점을 넘어 상승탄력을 받으면 2350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1900선에서 지지선이 만들어졌지만 상승탄력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송하균 대표는 “시장 흐름이 답보 상태고 지지력은 나오고 있지만 힘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며 “1960선까지의 반등시 저항매물이 나오며 조정기를 겪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내 고점 시기는 3분기보다 4분기 전망이 많았다.

서일교 대표는 “10월에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스페인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며 “11월에 코스피지수가 정점을 찍은 후 연말까지 2100 전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호전·낙폭과대 종목 주목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주식들을 꼽았다. 증시 상승기에는 실적이 주가 상승의 강한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정호 대표는 “연말로 갈수록 지수가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기아차 삼성전기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와 IT 실적성장주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낙폭과대주가 유망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 전문가는 “낙폭과대주의 순환매를 주목할 때”라며 동국제강 OCI 한화케미칼 LG전자를 추천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종근당바이오 셀트리온 파미셀 등도 관심 종목에 들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