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박근혜 의원의 프로필을 보고 새삼 놀라는 사람이 적잖다. 50대 초·중반인가 했더니 이미 지난 2월 환갑을 넘겼다. 1970년대 대통령의 영애이면서 퍼스트레이디로서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박 후보의 깨끗한 피부에 놀랐을 법하다. 박 후보의 피부를 일컬어 10년은 젊게 보이는 ‘동안(童顔)’ 피부라 할 수 있다. 박 후보는 몇 년 전 기자가 ‘동안’ 비결에 대해 묻자 “어머니(고 육영수 여사)에게 배운 피부관리법이 있는데, 글리세린과 알코올, 화장수를 섞어 손을 씻고 나서 (얼굴에) 바르면 피부 당김 없이 잘 유지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피부과 전문의에 따르면 글리세린은 보습 효과가 있다. 주변에선 박 후보가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단전호흡과 요가, 팔굽혀펴기, 물구나무서기 등을 꾸준히 하면서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해온 것도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부 온도 상승 막아야 노화 방지

피부는 노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심장이나 폐·신장·간처럼 생명에 직결되는 장기는 아니지만 내장의 노화를 밖에서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나 마찬가지다. 즉 내장기능이 좋은 사람이라도 어쩌다 피부가 상할 수는 있지만, 내장기능이 나쁘고 노화된 사람은 필연적으로 피부에 티가 나게 돼 있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은 “피부노화의 바로미터는 주름·검버섯·기미·잡티 등 피부색소 침착, 얼굴볼륨 함몰 등의 여부에 달려 있다”며 “이 중 한 가지만 심해도 늙어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박근혜 후보의 경우 얼굴윤곽의 노화(볼륨 감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60’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는 것”이라며 “타고난 체질과 내공있는 생활관리가 결합돼야 동안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가피한 피부의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 태양열이나 일상생활의 열(요리 난방 등)에 의한 열노화를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외선은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각질화를 진행시킨 다음 주름이 잡히게 한다. 피부에 색소가 불규칙하게 침착하는 데도 한몫한다.

햇빛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고열에 의한 피부 온도의 상승 자체가 피부노화의 또 다른 주범이다. 자외선과 마찬가지로 고열이 피부세포의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논거다.

피부를 식히기 위해서는 차가운 물수건을 이용한 냉찜질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하면 오히려 피부의 수분이 빠져 나가 건조해질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자외선뿐만 아니라 태양열도 차단할 수 있는 자외선차단제를 상용하고, 실내 환기와 보습제 사용 등이 요구된다.

○피부노화를 늦추는 맞춤치료

▷일상생활=자외선 및 보습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항산화제를 복용하거나 비타민C 및 레티놀 함유 화장품(콜라겐 형성, 멜라닉 색소 억제)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주 한 번 정도 글라이콜릭산(약산성) 등을 이용한 가벼운 필링이나 크리스털필링, 또는 때밀이로 각질을 제거하면 피부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필링·크리스털필링 등은 미세한 크리스털 입자를 피부 가장 바깥층에 강하게 분사해 피부를 세밀하게 갈아내는 시술이다. 피부과에선 1회 10만원 정도 한다.

▷기미·잡티·검버섯=강남권 피부과에 가보면 기미엔 레이저토닝, 잡티나 검버섯엔 레이저나 IPL(intensed Pulsed Light) 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40대 이상 주부는 물론 남성 직장인에게도 인기다. 그동안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던 기미 같은 난치성 색소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피부에 큰 무리가 없고 시술 당일에도 세안·화장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레이저토닝은 특정 파장의 레이저가 피부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기미나 주근깨 등 색소질환만을 없애주는 시술이다. 일반적으로 1~2주일 간격으로 8~10회 정도 시술한다. 가격은 1회 15만~20만원 선.

IPL은 잡티 관리와 맑은 피부색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시술로 여드름의 염증 치료에도 이용된다. 아주 강한 파장의 빛을 주기적으로 방출시켜 여러가지 피부질환을 치료한다. 통상의 레이저와는 달리 단일 파장이 아니라 복합적인 파장의 빛을 방출해 주근깨·잡티·검버섯 등의 증상을 한꺼번에 개선시킬 수 있다. 1회 시술비용은 20만원 정도다.

▷주름 개선=미간의 내천(川)자 주름이나 표정주름엔 보톡스, 깊고 골진 주름이나 입가 팔자주름엔 필러, 피부표면에 깊이 박힌 흉터나 함몰로 인한 주름에는 프락셀레이저나 박피 시술이 각광받고 있다.

필러는 깊은 주름이나 함몰된 피부에 인체에 해가 없는 물질을 주입해 채우는 방법으로, 볼륨 개선과 주름 교정을 통해 얼굴라인 교정에 효과적이다. 눈밑, 팔자주름 등 부위당 시술비는 대략 60만~1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필러 역시 보톡스처럼 지속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짧은 것이 단점이다. 흉터가 깊지 않고 광범위할 경우 피부를 벗겨내는 박피술로 치료한다. 종전 성형외과에서는 화학 약품으로 피부를 벗겨내는 화학 박피술이 유행했지만 요즘은 시술 후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부작용 때문에 적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하는 레이저 박피술이 가벼운 흉터 제거에 자주 쓰인다.

▷꺼진 얼굴 볼륨 복원=필러 주입이나 지방이식, 이런 방법이 번거로우면 스컬트라(PLLA) 주입으로 피하지방 주변에 콜라겐 형성을 유도한다. 스컬트라는 콜라겐 촉진제를 주입하는 시술법으로, 노화가 신경 쓰이는 부위에 주입하면 손실된 얼굴 볼륨을 회복하는 동시에 주름을 없앨 수 있다. 3회 정도 시술하는데, 비용은 200만~250만원 정도 든다.

▷얼굴처짐 현상 지연=고주파를 이용한 서마지 또는 초음파를 이용한 울세라, 실을 얼굴피부 밑에 격자형태로 심어 피부처짐을 방지하는 실리프팅(실 주변으로 콜라겐 형성, 피부탄력 개선) 등이 효과적이다.

실리프팅은 얼굴 전체에 대략 120개 정도의 실이 사용된다고 할 때, 15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