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총경리 임해룡)은 제약업계 중국 진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국 전역에서 영업사원 901명, 연구·개발(R&D) 인력 110명 등 총 1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북경한미약품은 1996년 설립됐으며 한미약품이 74%, 북경자중약업이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억7741만위안(1053억원)을 달성했다.

2002년 6월엔 현지 생산기지를, 2008년 8월 독자적인 R&D 센터를 출범시켰다. 연구ㆍ개발-생산-영업 전 분야를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판매 제품군은 어린이용 정장제, 호흡기·소화기용 약, 항생제 등 총 20개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한ㆍ중 수교 시점보다 5년여 전부터 중국을 직접 오가며 북경한미약품을 손수 기획했다. 수교 직후 국내 업계 최초로 항생제 ‘세포탁심’에 대한 제품 허가를 획득한 것은 이 때문에 가능했다.

어린이용 정장제 ‘마미아이’를 연착륙시킨 것도 이 회사가 자랑하는 현지 마케팅 전략의 성과다. 회사 측은 “중국은 과거 성인용 의약품을 어린들에게 나눠 먹이는 어린이 약 시장의 불모지였다”며 “이 부분에 착안해 고가의 어린이용 제품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중국 7개 병원에서 임상 시험을 거쳐 1994년 10월 마미아이를 현지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또 임상 담당 소아과 의사들을 초청해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를 돌며 150여 차례 세미나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북경한미는 현재 중국 100여개 아동전문병원에서 처방량 상위권 제약사로 자리잡았다. 마미아이와 이탄징(기침·가래) 두 브랜드 연 매출이 800억여원에 달한다.

북경한미 관계자는 “중국은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가 시행되는 등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종합병원급 시장 공략을 강화해 2020년에는 중국 6000여개 제약사 중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북경한미는 또 중국 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연 1회 헌혈활동 △고아원 지체장애인 조산아 지원 △어린이날 무료진료 △소방서 파출소 상비약 지원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