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中 수교 20년] 삼성, '크리에이티브 인 차이나'로 전략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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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중국 비즈니스
삼성은 중국 안에 제2의 삼성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1985년 홍콩에 그룹 중국 총괄을 설치한 후 꾸준히 중국 시장 진출을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의 23개 관계사에서 148개 생산법인, 판매지사, 연구소 등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매출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중화권지역에서 600억달러의 매출을 돌파하고 중국대륙에서만 50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은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을 변경할 계획이다.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에서 만들어 세계시장에 파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중국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과 사업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 역수출하는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변해야 한다”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제2의 삼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을 제조거점으로 활용해 원가경쟁력 있는 제품을 수출했다면 이제는 중국에서 제품, 기술 개발에서 생산, 판매까지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단순 조립하는 노동집약적 제품보다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등 최첨단 제품에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 서비스 등의 산업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0년의 투자와 비교해 볼 때 앞으로 20년의 투자는 몇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삼성이 추구하는 전략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在中國 爲中國)’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에서 투자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중국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현지 디자인, 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PIT(Product Innovation Team)를 만들어 중국 전용 제품을 개발했다. 모니터 뒷면을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 색으로 디자인한 발광다이오드(LED) 모니터 제품인 ‘훙윈’을 선보여 지난해 100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기숙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이 불이 꺼진 후에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키보드 조명 기능이 있는 백라이트 키보드 노트북을 내놓아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삼성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장기적인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장원기 삼성 중국본사 사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기업,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삼성을 향한 목소리를 듣고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사회공헌활동을 더 확대해 중국 사회와 소비자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