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브라질을 방문한 한국 친구들은 매번 그 많던 딱정벌레 차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묻는다. 약 5년 전부터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가솔린을 넣고, 뿌연 매연을 내뿜던 폭스바겐 비틀은 최소한 상파울루 등 대도시 중심가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브라질은 2010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전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이 됐다.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안정적인 경제성장도 구가하고 있다.

그동안 브라질은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외자를 유치해왔으나 최근 20여년간 정치적인 안정을 찾아가면서 외자 유치 목적이 기술 습득으로 바뀌었다. 최근엔 공산품의 국내 생산 및 수출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정부는 자동차를 포함한 공업부문 전반적으로 부품 산업의 빈약함을 보완하고, 자체 생산력을 키우기 위해 자동차 부품 수입에 관세 혜택을 줘왔다. 브라질 자동차 부품 시장은 말 그대로 노다지 시장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말 국산화 비율 65% 이하 차량에 대해 중과세 방침을 발표했다. 이런 정부 방침에 따라 외국 완성차 메이커들은 협력업체의 브라질 동반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브라질 현지 국산화율을 맞추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 브라질 법인의 경우도 빠르면 올 3분기에 소형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물론 수만 가지의 자동차 부품을 단기간에 브라질 국내에서 조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의 국내 생산 인센티브제도,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의 관세 혜택을 활용한 인근 국가들로의 수출, 그리고 브라질의 중고 기계류 수입 금지 방침을 고려하면 초기에는 반제품구매조립(SKD) 방식의 수출부터 부품구매조립(CKD) 방식의 수출 및 현지 조립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인케

INKE. 2000년 한국벤처기업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민간 조직으로 탄생시킨 한인 벤처기업인의 글로벌 네트워크 조직.

황보덕 < 인케(INKE) 브라질 상파울루 지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