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시부터 대학이 수리 논술 시험을 출제할 때 고교 교사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대입 논술이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범위에서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1일 ‘대입논술-공교육 연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 입시에서 대학이 출제한 수리논술 문제에 고교 교사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고교 교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했다. 고교 교사는 제시문, 용어, 교육과정 범위, 난이도 등에 대해 자문한다. 논술시험 시행 후에는 고교 교사가 난이도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내고 대학은 다음해 논술시험에 반영하도록 했다.

대학들은 매년 신입생 선발을 마친 후 3월 말까지 수리 논술시험 문제와 해설을 공개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 대학들은 문제만 공개하고 해설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교협은 다음달 대학 논술출제위원들과 워크숍을 개최해 인문 논술에서도 난이도 하향을 위해 영어나 어려운 지문을 사용하지 말고 수험생을 대상으로 모의 논술이나 논술특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권할 계획이다.

정부가 대학들의 논술 출제에 관여하는 것은 교과서 이외의 내용을 출제해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2012학년도 입시에선 적분과 통계 과목에서 ‘몬테칼로 적분’, 기하와 벡터 과목에서 공간에서의 곡선 등 대학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대학들은 이에 대해 학생선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입시를 무조건 쉽게만 하는 것은 대학 교육 수준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