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혼·닛' 일본차 3총사, 한국서 모두 적자 굴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독일차 인기에 밀려 참패…엔高로 환차손까지 커져
레이 출시후 큐브 판매 뚝…닛산 영업손실 346억원
레이 출시후 큐브 판매 뚝…닛산 영업손실 346억원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이 지난 2월 중형 세단 ‘신형 캠리’ 론칭 행사에서 한 말이다. 신형 캠리를 앞세워 도요타가 1만3000대를,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7700대를 각각 판매해 2만대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1~7월까지 렉서스를 포함한 한국도요타의 판매실적은 8516대. 이 추세라면 올해 1만5000대를 넘기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신형 캠리의 신차효과가 사라지고 신형 렉서스 GS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낮다”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이 올해 상반기 20.5% 성장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수입브랜드 3사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엔고까지 이어져 고민이 깊다.
◆한국닛산 손실 업계 최대
혼다코리아와 한국닛산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혼다코리아는 매출이 2010년 1993억원에서 지난해 1195억원으로 40.0%(8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적자폭도 41억원에서 149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닛산은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10년 2471억원에서 지난해 1384억원으로 44.0%(1087억원) 급감했다. 영업손실도 212억원에서 346억원으로 63.5%(134억원) 늘어나 수입차 업체들 중 가장 많았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차를 일본에서 수입해올 때 엔고로 인한 환차손 영향이 크다”며 “일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차를 들여오는 경영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힘 잃은 주력 모델들
한국닛산의 주력 모델인 박스카 ‘큐브’는 지난해 8월 출시 후 연말까지 2256대가 팔렸지만 올해 1~7월까지 1001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의 박스카 ‘레이’가 출시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이동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닛산의 중형 세단 ‘알티마’ 역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까지 총 216대가 팔렸다. 지난해 판매량(1124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연간 판매량도 2010년 6642대에서 지난해 5954대로 감소했다. 올해는 7월까지 1934대를 기록해 연간 판매량이 4000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는 지난해 11월 말 출시한 준중형 세단 ‘시빅’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06대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 130대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혼다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 미니밴 ‘오딧세이’와 SUV ‘파일럿’ 등 북미산 모델을 론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요타는 3사 중 유일하게 판매실적이 늘어났다. 하지만 신형 캠리가 7월까지 3292대 팔려 연간 목표치(7200대)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