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삼성전자 대거 매도세는 판결이 임박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10시40분께 전 거래일보다 1.70% 내린 127만3천원에 거래됐다.

16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하락은 코스피 전체 상승세의 발목을 잡았다.

매도창구 상위에는 메릴린치, 유비에스, 맥쿼리 등 외국계 증권사가 있다.

이 3개사가 오전 10시까지 내놓은 매물은 7만4천여주로 전체 거래량(18만2천여주)의 40%에 달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애플과의 특허소송에 대한 부담과 애플의 아이폰5 출시 임박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현대증권 임복규 종목분석팀장은 "주가 하락 이유는 애플과의 특허소송 부담과 애플의 9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우려"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송종호 테크팀장도 "일단 소송과 관련한 부분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팀장은 "애플과 소송 판결에 대비해 헤지펀드들이 롱숏 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애플의 승리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해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애플의 주가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1.9%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648.11달러로 마감했다
그동안 향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이러한 배경을 계기로 한 번에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장기 전망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임 팀장은 "소송 부담이 반영돼 당분간 삼성전자는 상승세가 둔화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다만 갤럭시S3 시리즈의 성과가 좋게 나오는 만큼 주가 추가 하락에는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애플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더 하이엔드폰을 여럿 내놓고 있다"면서 "갤럭시 노트2와 갤럭시S4 등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은 만큼 하락세가 지속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애플은 주가가 640달러를 넘었지만 '끝물'일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애플-삼성 판결은 1회성 요인"이라며 "소송에 휘말린 제품은 갤럭시S 등 과거 제품인 만큼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삼성 실적에 큰 손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