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특별법 시행 전인 2003년(5963건)과 비교해 성폭력 발생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성폭력 발생 건수는 경찰 통계 집계 이후 최대인 2만1912건을 기록했다.

이 같은 통계와 특별법의 연관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분석이 엇갈린다. 특별법으로 인해 피해 여성들이 성범죄가 문제라는 것을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특별법 이후 성욕을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해 성범죄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윤덕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에는 피해자가 혼자 참아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명진 다시함께센터 소장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는 등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자 피해 신고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강자 교수는 “집창촌을 이용하던 노인이나 외국인 등 성적 소외자들이 성적 욕구를 분출할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이성을 잃고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우섭/하헌형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