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교내 수익형 민자사업(BTO)과 관련해 업자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고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김인세 전 총장이 구속기소됐다.

부산지검 특수부(신호철 부장검사)는 17일 부산대 쇼핑몰 ‘효원 굿플러스(현 NC백화점)’를 BTO로 추진하면서 2005년 2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시행사 대표로부터 1억46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김 전 총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총장이 먼저 금품을 요구했고 시행사 ‘효원 E&C’의 임원 명의로 현금카드를 받아 돈을 인출, 생활비 등으로 썼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또 2007년 BTO 공사비를 110억원이나 부당하게 올려줬다가 2008년 감사원 지적을 받고 백지화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2010년 10월 효원 E&C가 금융권으로부터 400억원을 대출받을 때 학생들이 등록금으로 낸 기성회비를 담보로 제공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았다. ‘효원 E&C가 대출금 상환을 못하면 부산대가 기성회비 등으로 상환한다’는 이면계약을 해줘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면 부산대가 최소 400억원대의 빚을 떠안아야할 처지에 놓였다.

김 전 총장은 지난해 4월 부산대병원 박남철 원장과 공모해 병원자금 18억원을 효원 E&C의 대출금 이자 지급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2009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공사비 가운데 54억3000만원을 자신의 돈인 것처럼 꾸미고 회삿돈 16억원을 빼돌리는 한편 용역업체 선정 대가로 6천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로 효원 E&C 구모(50)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구씨가 김 전 총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은 공소시효(5년)가 지나 처벌을 면했다.

검찰은 하도급 업체로부터 수주 대가로 1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효원 E&C 김모(57) 이사와 구씨 등에게 2억5300만원을 준 혐의(배임증재)로 하도급 업체 서모(49)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부산대 생활원(기숙사) 식당운영업체 등으로부터 2억8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운영비 등 9400여만원을 빼돌린 6급 직원 신모씨(53)를 구속기소했다. 신씨와 공모해 3500여만원을 횡령한 6급 직원 김모(44)씨와 신씨에게 돈을 건넨 3개 업체 대표 3명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