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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2세, 300억대 세금소송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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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에 주식넘긴 포괄증여 稅부과 적법" 첫 판결
    서울행정법원 "법인세와 이중과세 근거없어"

    하이트진로그룹의 2세들이 300억원대 증여세 부과 처분을 놓고 벌인 소송전에서 패소했다.

    이번 판결은 2세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주식을 증여한 경우 2세가 간접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고 2세 경영인 개인에게 많게는 수백억원대 증여세를 물릴 수 있다고 판시한 첫 판결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함상훈)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 태영씨(34)와 차남 재홍씨(30)가 각각 242억여원, 85억여원의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 1심에서 17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이트진로그룹 사건은 포괄증여(자산을 타인에게 무상·저가로 양도하면 최대 세율 50%인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세법 원칙) 논란의 대표적 사례로 그간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박 회장은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그룹 계열사 하이스코트의 주식 전부(시가 1228억여원)를 2008년 2월 장남과 차남이 모든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 삼진이엔지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삼진이엔지는 이에 대해 법인세 313억여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2010년 삼진이엔지가 낸 법인세와는 별도로 태영씨와 재홍씨에게 각각 242억8700여만원, 85억16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이들은 “삼진이엔지의 법인세와 이중과세가 되는 등 과세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태영씨와 재홍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이들은 세금 부담 없이 하이스코트와 하이트맥주의 지배권을 행사하게 되는 등 경영권이 무상으로 이전되는 결과를 낳는다”며 “(과세하지 않으면) 국가가 부(富)의 무상이전에 조력하는 결과가 돼 조세형평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 회장이 2세들에게 우회적으로 그룹의 지주회사인 하이트맥주(하이트홀딩스) 주식을 넘겨 경영권을 승계시켰다고 판단했다. 삼진이엔지가 기존에 보유한 하이트맥주 주식 1.2%에 박 회장의 증여로 하이스코트 보유분 9.8% 등 11%가 삼진이엔지에 귀속됐고, 그 결과 삼진이엔지를 100% 소유하고 있는 장남과 차남이 실질적으로 박 회장 등에 이어 하이트맥주의 차순위 최대주주가 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회사 주식 100% 양도는 회사 사업 일부를 양도하는 것보다 회사에 영향력이 큰 점 등을 볼 때 박 회장의 하이스코트 주식 증여는 사업양도에 해당된다”며 “박 회장의 증여에 따른 삼진이엔지 주식 가치 상승분 및 하이스코트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해 삼진이엔지 대주주인 태영씨와 재홍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삼진이엔지가 이미 납부한 법인세와 이중과세가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의 법인세와 대주주의 증여세는 과세대상, 과세요건, 세율이 다르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 “자녀 등 특수관계인이 주주인 회사에 재산을 물려줄 경우 회사 법인세와는 별도로 주주 개인도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취지로 포괄증여에 대한 첫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부당한 이중과세 소지가 있다”, “세금부담으로 경영권 승계 등에 여러 문제가 생길 것” 등 여러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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