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김승연 회장 재판에 관해 말하기 어렵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가운데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최 회장 등에 대한 속행공판은 김 회장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하늘색 줄무늬 넥타이에 SK그룹 배지를 단 채로 법정에 나온 최 회장은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 사모펀드 티스톤 원준희 대표에 대한 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거의 고개를 들지 않았다.

다만, 이따금 뿔테 안경을 쓰고 변호인들이 제시한 자료들을 살펴보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최재원 부회장은 변호인들과 간간이 대화를 나누면서 생수를 여러 통 비우기도 했다.

증인신문을 받은 원준희 대표는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아이에프글로벌(IFG) 주식을 사들일 때 주당 500만~600만원과 300만원 사이에서 협상을 벌였고, 결국 양측이 350만원으로 합의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 지분 좌수와 가격은 원래 미정이었으며,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검찰은 베넥스가 IFG 주식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입금액과 공정가액에 차이가 발생했다며 배임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한편, 최 회장은 기자가 휴정시간에 김승연 회장 재판에 대해 묻자 "다른 사람 재판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말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최 회장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은 최재원 부회장은 같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