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15일 광복절 경축사는 임기 중 마지막 경축사인 만큼 화두에 관심이 모아졌다. 취임 첫해인 2008년 경축사의 화두는 ‘저탄소 녹색성장’이었다. 이후 ‘친서민 중도실용’(2009년) ‘공정사회’(2010년) ‘공생발전’(2011년) 등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엔 새로운 화두라기보다는 미래 한국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 키워드는 ‘창의’와 ‘선도주자’였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미래 스마트 사회에서는 창의력이 성장의 큰 동력이고 경쟁력”이라며 “더 이상 남을 따라가는 것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선도주자로서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코리안 루트’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를 맞아 대격변의 시대에 진입했다”며 “이런 시기에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달려온 후발주자의 대열을 벗어나 선도주자의 자리로 나섰다”고 규정했다. 따라서 “우리가 앞장서서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선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와 포용적 협력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정치는 임기가 있지만 경제와 민생은 임기가 없다”란 문장에 녹아 있다. 임기 6개월을 남겨둔 정부지만 비상 경제운영에 마지막 날까지 긴장을 풀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기업과 근로자 정치권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기업엔 투자와 고용 확대, 근로자엔 노사 안정, 정치권에는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이어 “세계경제가 어려울 때는 기업들이 생산하고 투자하고 고용할 의욕을 높여주는 사회적 환경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란 명분으로 ‘대기업 때리기’에 나서면서 반기업정서가 확산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문제를 언급하면서 “누구보다 이 문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밤잠을 설치면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