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자금 조달을 위해 월스트리트로 몰려갔던 중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미국 증시에서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고 CNBC 등 현지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광고회사 포커스미디어는 최고경영진과 칼라일을 비롯한 사모펀드들이 뉴욕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모두 사들일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그 밖에 푸시카퍼웰드 등 중소기업들도 잇따라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에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들을 중국 증시로 끌어들이려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다. 중국 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맞추기 위해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기업들에 현재까지 총 10억달러를 대출해줬다.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증시 유턴 현상’은 회계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본격화됐다. 미국 규제당국이 중국에서 감사를 받은 기업들을 미국에서 다시 감사하겠다고 나서자 중국 정부가 발끈하면서다.

기업들도 미국 규제에 맞추기 위한 비용이 늘어나자 미국 증시에서 서둘러 빠져나오는 분위기다.

또 과거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독려하던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서는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고 중국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중국 증시로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낮은 주가가 회사 경쟁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를 떠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커스미디어 관계자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회사 주가가 심각하게 저평가돼 왔다”며 “상장폐지는 회사의 장기적인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증시에 상장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시증권의 마오 성 시장전략가는 “기업 상장시 미국 시장보다 중국 시장에서 더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