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은 15일 구속된 ‘중간배달책’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를 불러 지난 3월15일 서울 행적을 집중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서울역에서 3억원을 건넨 현영희 의원의 비서 정동근 씨를 돌려보낸 이날 오후 8시쯤부터 부산행 KTX를 탄 11시 전후까지 3시간 가량의 공백에 주목하고 있다. 현기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8시3분에 여의도, 오후 8시18분부터 9시21분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후 행적은 불명확해 조씨와 현 전 의원이 만났거나 통화를 했는지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조씨가 현 의원과 4차례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차명휴대전화(대포폰)를 제공한 이모씨(여)와 6차례 통화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 내용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현 전 의원과 22초간 통화(오후 7시17분)한 뒤인 오후 8시38분과 10시51분에 현 의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조씨는 검찰에서 “3월15일 서울에 간 것은 현 의원이 당시 공천자가 확정되지 않았던 부산 해운대와 기장 을에 자신을 전략공천받을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부탁에 따른 것이었다”며 “현 전 의원을 만나려 전화를 했지만 접촉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현 의원이 지난 3월28일 조씨를 통해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8시30분 김해공항에서 2000만원이 든 쇼핑백(일본 고쿠라 제과점 상표가 있는)을 조씨에게 전달했다는 제보자 정씨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현 의원의 차명 후원금 납부와 기부행위 등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도 관련자를 잇달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빠르면 이번 주말에 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