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얼마나 큰지 못 느껴
김진환 <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 zhkim@hmplaw.com >
가슴에 단 태극기의 명예를 위해 그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쳐온 우리 젊은 선수들의 늠름한 모습은 종목이나 메달 여부와 상관없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마침 로타리클럽 선배님들과 ‘다이내믹 코리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미 브라질에 사는 교포가 언급했다는 ‘한국에 사는 사람들만 모르는 세 가지’를 듣게 되었다.
첫째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잘사는지, 한국이 얼마나 컸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세계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000만의 20-50클럽에 가입한 큰 나라가 되었는데 아직도 자기비하의 엽전의식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 사는 교포들은 ‘미국의 조선족’이라는 표현까지 쓴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국의 높아진 국격에 대한 여러 통계 분석이 있지만,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처럼 이번 올림픽 종합성적 5위의 결과는 우리에게 새로운 자부심을 심어 주었다.
둘째는 한국인들만 일본과 중국이 얼마나 큰 나라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한때 우리를 식민지배한 가해자다. 요사이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경제침체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3위 경제대국의 저력으로 암암리에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을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한 중국의 굴기(起)는 또 어떠한가? 중국은 13억의 인구, 미국에 버금가는 드넓은 영토, 핵과 군사위성을 보유한 군사대국으로 한반도에 대한 패권의지를 버린 적이 없다.
셋째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위험한 지역에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북한이 존립하는 한, 한반도는 계속 위험한 화약고로 남아 있을 것이다. 북녘의 기형적인 3대 세습으로 29세에 원수 칭호를 받은 청년 김정은의 파격 행보가 한반도의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60여년 동안 북한 리스크에 시달려온 나머지 거의 안보 불감증에 걸린 상태여서 밖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평안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른다. 브라질 교포의 말대로 우리가 참으로 어렵고 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벼랑 끝까지 몰리는 상쟁과 논란의 와중에서도 결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옳은 길을 선택해 달려왔다.
윈스턴 처칠은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지만,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 속에서 어려움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도 낙관과 긍정의 힘으로 더 큰 기회를 찾아 나설 때다.
태극전사와 같은 투혼으로 그간의 성취를 발판 삼아 통일 코리아가 하나의 강국으로 굴기하는 벅찬 꿈을 꾸는 것은 정녕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김진환 <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 zhkim@hmpla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