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리아에서 반군에게 납치된 이란인 48명 가운데 장성급이 여러 명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일간지 더타임스는 14일 이란 북서부 주(州)인 서(西)아제르바이잔 내 분리주의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들 중에 가장 고위급인 서아제르바이잔 혁명수비대 순교자사단의 사단장인 아베딘 코람을 위시해 혁명수비대 고위 인사 여러 명이 현재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에 억류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부대 2인자인 유세프 악바리 소장, 포병대장 호세인 누리 소장, 이란 민병대 조직인 바시즈의 고위급 인사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절인 카림 호세인카니 등이 있다.

이란 정부는 겉으로 이들이 성지 순례자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들이 고위급 인물이라는 점은 이란이 최근 필사적 석방외교에 나선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앞서 이란 국영TV는 지난 4일 자국 순례자 48명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시아파 성지(聖地)를 방문한 뒤 공항으로 가는 길에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피랍 인사 일부가 전직 혁명수비대와 이란군 소속 군인이기는 하지만 전투 작전 중은 아니었다는 게 이란 정부 측 입장이다.

그러나 FSA는 이들이 시리아 정부의 협조 아래 정찰 임무에 나선 군 조직 일원이라고 맞서고 있다.

FSA는 영상을 통해 이들이 이란군 서류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피랍자 석방을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사이드 잘릴리 국가안보최고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다마스쿠스를 방문했으며 아크바르 살레히 외무장관도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앙카라를 찾았다.

이번 사건은 이란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전면화하는 계기도 됐다.

이란 정부는 이같은 의혹을 지속적으로 부인해 왔다.

2010년 핀란드로 망명한 이란의 전 고위 외교관 호세인 알리자데는 "고위급 인물들이 피랍됐고 이들이 민감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란 정부는 반드시 석방하려 할 것"이라며 "일반 병사라면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