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주부인 마고 슈거먼은 지난해 구글에서 오븐과 믹서를 검색했다. 집을 수리하는 김에 가전제품을 새것으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구글 검색은 슈거먼이 값싸고 좋은 물건을 찾는 데만 도움이 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구글에서 무엇을 많이 검색하는지 파악해 경제 상황을 예측하려는 이스라엘 중앙은행에도 도움이 됐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에어로빅 강습부터 냉장고까지 국민들이 많이 찾는 구글 검색어를 분석해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는 데 가장 앞서가는 중앙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이스라엘뿐 아니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칠레 등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구글 검색어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12일 보도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검색어가 늘어나면 향후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고 ‘실업수당’을 검색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실업률이 올라가는 등 구글 검색어가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2주 전, 한 달 전 등 과거 상황을 반영하는 반면 구글 검색어를 분석하면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다만 2004년 이전 자료가 없어 역사적 분석이 어렵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계층의 경제활동은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구글 검색어 활용 사례는 빠르게 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영국 국민들의 여행 관련 구글 검색어를 분석, 영국에서 스페인으로 유입되는 여행객 수를 한 달 먼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뉴욕연방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재융자 속도를 예측할 때 구글 검색어를 포함한 조사가 이를 포함하지 않은 조사에 비해 더 정확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초기 단계지만 구글 검색어 활용은 매력적”이라며 “정보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경제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