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돌파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건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최근의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동력은 프로그램 매수다.

시장의 관심은 ‘9일 옵션만기일에도 프로그램 매수세가 지속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선물시장이 워낙 강세를 띠고 있어 이번 만기일에도 프로그램은 매수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 순매수 금액은 7878억원으로 지난 6월14일(8458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342억원, 기관투자가는 88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액 대부분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온 셈이다.

프로그램 순매수를 촉발한 주체는 선물시장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이날 1조24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2월 중순부터 순매도를 누적해왔다. 지난달 26일까지 순매도 누적액은 3조2808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선물가격이 고평가되자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차익거래가 일어났다. 이는 결국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번 옵션만기일에 프로그램 매수세 추가 유입이 가능할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던 전문가들은 대부분 긍정적 입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1조원 넘는 선물을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워낙 강해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고평가돼 있다”며 “현재 수준의 현·선물 간 가격 차이만 유지돼도 만기일에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만기일 이후에도 프로그램 매수세가 당분간 유입되면서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