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죽쑤는데…보안업체는 콧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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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교묘해져 보안 투자 늘어
임퍼바·스플렁크 등 기업공개 후 주가 급상승
임퍼바·스플렁크 등 기업공개 후 주가 급상승
보안솔루션업체 비트9(Bit9)이 설립된 건 10년 전. 하지만 불과 2년 전까지 이 회사의 존재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2010년 구글의 패스워드 시스템이 악성코드의 공격을 받은 뒤 상황이 달라졌다.
패트릭 몰리 비트9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대기업 이사회에서 ‘우리는 괜찮은가’라는 질문이 쏟아졌고 그때부터 2년 동안 비트9의 매출이 100% 성장했다”고 말했다. 2년간 고객이 세 배 늘어난 비트9은 최근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에서 345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쏠려 있는 사이 비트9과 같은 보안 솔루션업체들이 조용히 실리콘밸리의 ‘대세’가 돼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커들의 공격이 더욱 과감하고 지능적으로 바뀌면서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정보기술(IT) 보안 관련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안업체들의 일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해커들의 공격 대상은 구글, 링크트인 등 대형 IT기업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타깃을 미리 정한 후 취약점을 파악해 공격하는 ‘지능형타깃지속(APT)’ 등 수법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올해 IT 보안에 작년보다 9% 늘어난 328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의 수요가 늘면서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보안 솔루션업체들의 기업공개(IPO) 성적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SNS들의 성적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모가 18달러에 상장한 데이터보안업체 임퍼바의 주가는 상장 당일 30% 가까이 뛰어올랐고 현재까지 공모가보다 44%가량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 상장한 소셜게임업체 징가의 주가는 IPO 이후 현재까지 70% 넘게 빠졌다. 이 밖에 스플렁크, 팰러앨토네트워크 등의 보안업체들도 지난 4월과 7월 각각 IPO를 실시한 후 주가가 71%, 30% 올랐다.
보안업체들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기업 인수·합병(M&A) 대상이기도 하다. 애플은 지난달 3억5600만달러를 들여 지문인증 기술업체 오센텍을 사들였다. 애플의 M&A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EMC도 지난해 네트위트니스란 보안회사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벤처캐피털 투자금도 보안업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미국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보안업체에 투자한 돈은 9억3500만달러에 달했다. 2010년 4억9800만달러에 비해 약 2배나 늘어난 수치다. 벤처캐피털 그레이록의 애심 챈드나는 “IT 보안업계에 창업가들과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