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대장주인 롯데쇼핑의 실적이 올해 2분기와 3분기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 부진에 정부 규제까지 더해진 탓이다.

롯데쇼핑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8일 증시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이르면 올 4분기나 늦으면 내년까지 이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카드, 해외 유통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갖고 있다. 그러나 편의점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업황이 어둡다는 분석이다.

FN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4000억원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결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이 백화점에서 나왔는데, 롯데백화점은 타 업체 대비 지방 비중이 높아 경기 영향에 민감한 편"이라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롯데백화점도 실적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카드 부문도 입정 수수료와 휴일 휴무제, 카드 수수료 등의 정부 규제로 고전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롯데쇼핑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쇼핑은 주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백화점, 마트 등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다. 해외사업 매출은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신규점 출점에 따른 초기 비용 발생과 규모의 경제 미흡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최소 4분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3분기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이 여름 정기세일에 나섰지만 매출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수기인 4분기에 이연소비를 기대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7월 실적은 다음날 발표된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통 업황이 계속 하강하고 있어 거시 경제 측면에서 추가적인 악재가 없다면 롯데쇼핑의 실적은 내년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는 하이마트 인수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초 하이마트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아 계열사에 미포함된 상태다. 남 연구원든 "하이마트 인수 효과를 포함하면 내년 롯데쇼핑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