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대로 치솟았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길어지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4%대 동반 급락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14.4원 급등한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30원 위로 올라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복판이던 2009년 3월 9일(1549원) 후 17년 만이다.
< 전쟁 장기화 공포에 금융시장 ‘휘청’ >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로 31일 코스피지수가 4.26% 하락한 5052.46에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지수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임형택 기자
< 전쟁 장기화 공포에 금융시장 ‘휘청’ >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로 31일 코스피지수가 4.26% 하락한 5052.46에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지수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임형택 기자
이날 환율은 4.2원 오른 1519.9원에 개장한 뒤 장중 상승폭을 키웠다. 오후 2시15분께 1536.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크게 뛴 것은 이날 증시 흐름과 관계가 깊다. 코스피지수는 4.26% 하락한 5052.4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2일(4949.67) 후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코스닥지수는 4.94% 하락한 1052.3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978.44) 후 약 한 달 만의 최저치다. ‘오천피’와 ‘천스닥’이 함께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가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며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 압력이 함께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4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에서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락하자 삼성전자(-5.16%)와 SK하이닉스(-7.56%) 등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환율과 관련해 “큰 우려는 없다”고 발언한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