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0도 공중돌기…'도마의 신' 52년 恨 풀다
‘도마의 신(神)’ 양학선(20·한국체대)이 런던올림픽에서 52년 한국 체조의 올림픽 도전 사상 첫 금메달을 안았다.

양학선은 7일(한국시간)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체조 도마 종목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6.533점을 획득해 2위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16.399점)을 제쳤다.

이로써 양학선은 1960년 로마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대회까지 총 13차례 은4, 동4에 그쳤던 한국 체조 52년 ‘노골드’의 한(恨)을 마침내 풀어냈다. 박종훈(19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 유옥렬(1992년 바르셀로나 동메달), 여홍철(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 등 걸출한 선배들도 금메달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양학선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올해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마저 정복하면서 세계 무대에 나선 지 2년 만에 도마를 완전히 평정했다.

예선 성적 2위로 결선에 오른 양학선은 8명이 나서는 결선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자신의 이름을 딴 세계 최고난도(7.4)의 기술 ‘양학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면 금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기대가 큰 만큼 부담감도 컸다.

1차 시기에서 양학선은 긴장한 표정으로 시작한 올림픽 무대에 처음으로 ‘양학선’을 선보였다. 25m를 달린 양학선은 구름판을 힘차게 구른 뒤 양손으로 뜀틀을 짚어 하늘로 날았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3m 높이에서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세 바퀴를 틀어 총 1080도를 비틀어 내려왔다. 5초 남짓의 짧은 시간이 지난 뒤 바닥에 착지하면서 가속을 이기지 못하고 두 발자국 앞으로 걸어나갔다. 1차 시기 점수는 16.466점이었다.

2차 시기는 ‘스카라 트리플(손 짚고 옆돌아 몸을 펴고 세 바퀴 비틀기·난도 7.0)’이었다. 광주체고 시절부터 수없이 연습했던 기술이었다.

양학선은 이 기술을 착지까지 완벽하게 구사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예상대로 2차 시기에선 16.600점을 받아내며 금메달을 완성했다.

양학선의 16.533점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 당시 얻은 16.566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양학선은 점수가 발표되기 전 이미 우승을 예감한 뒤 태극기로 몸을 감싸고 한국 응원단과 관중석을 향해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도마는 출발선에서 25m를 달려 스프링보드(구름판)를 밟고 높이 135㎝, 너비 95㎝, 최대 길이 105㎝인 도마(뜀틀)를 양손으로 짚고 공중회전을 한 뒤 매트에 착지하는 종목으로 얼마나 높이 뛰었는지, 얼마나 동작이 화려한지, 얼마나 정확하게 착지했는지를 따진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