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발업체 하이모가 새로운 여성 가발 모델로 배우 황신혜 씨를 발탁했다. 세련된 이미지 모델을 통해 ‘가발’도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이 회사는 최근 전국 44개 직영매장의 위치도 바꾸고 있다.

기존 매장들은 어두운 골목이나 건물 맨 위층에 들어섰다. 탈모를 부끄러워하는 고객을 위해 최대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게 매장 위치를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장을 건물 1~2층으로 옮기고 있다. 간판도 어디서나 보이게 크게 단다. 하이모 측은 “가발에 대해 보다 밝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이 같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모뿐만이 아니다. 최근 ‘음지’에 숨어 있던 업체들이 ‘양지’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종 자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해충 방제 업체인 세스코는 최근 TV 광고와 무료진단 체험 이벤트 등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TV 광고에서는 해충 전문가 ‘세스코맨’들로 이뤄진 수사대 ‘CSI’가 해충의 침입 경로를 분석해 퇴치하는 내용을 내보낸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열을 다한다. ‘바퀴벌레를 24개국어로 무엇이라고 하나’는 질문에도 직원들이 일일이 단어를 찾아 올린다. 세스코의 홈페이지 하루 방문객은 20만명에 달한다.

한라그룹 계열사이자 자동차부품 업체인 마이스터는 지난해 새롭게 시작한 ‘폐석고보드 재활용사업’에 대한 인식을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기피 업종(3D)’에서 ‘친환경업종’으로 바꾸는 데 힘쏟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사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무분별한 건설폐기물 매립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재활용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국제 재제조 및 자원순환 전시회’에 참가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재활용 사업에 대한 홍보를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