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2만94명(잠정치). 지난해 7월의 12만2041명보다 80.3% 증가한 것으로 월별 사상 최대 규모다. 제주도의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4월부터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4월 14만1475명에 이어 5월 15만2385명, 6월 16만5576명으로 매달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지난해까지 월별 최고기록은 7~10월에 집중됐으나 올 들어서는 4월부터 4개월째 월별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 누적 외국인 관광객이 88만972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순께 외국인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하고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인 150만명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전망하고 있다.

제주도에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에다 세계7대 자연경관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더해진 결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분석하고 있다. 홍콩과 허페이, 난닝 등 제주기점 해외직항 노선 신설로 접근성이 개선됐고 코스타 보이저호를 비롯한 초대형 크루즈선의 제주 기항도 관광객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제주도 여행사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동일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연구자료 ‘제주지역 여행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수익성 악화의 주범은 여행사 난립이다.

제주도의 여행업체는 2007년 594개에서 2009년 648개, 2011년 804개로 4년 새 210개(35.3%)나 늘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여행업체 수(1만4169개)의 5.6%를 차지한다.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의 1% 안팎에 지나지 않은 제주도의 경제 규모에 비춰 여행사가 너무 많다는 것.

신 연구위원은 제주도와 경쟁 관계에 있는 섬 관광지인 중국 하이난이나 일본 오키나와와 비교해서도 제주의 관광업체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관광객 1만명당 여행사가 1개인 데 비해 오키나와는 5만명당 1개, 하이난은 1천만명당 1개라는 것이다.

여행업체의 무분별한 증가로 인해 제주지역 여행사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2006년 34.5%, 2007년 16.4% 증가했으나 2008년에는 15.1%, 2009년에는 25.5% 줄었다. 여행업체 난립이 과당경쟁을 불러 수익구조가 악화된 탓이다. 과당경쟁이 덤핑, 바가지 요금, 옵션관광 강요 등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는 물론 제주 관광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신 연구위원은 꼬집었다.

제주도의 M여행사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해 제주도 곳곳에서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제주도 여행사가 건지는 돈은 별로 없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3박4일 여행상품을 20만원 미만에 파는 곳도 있다”고 개탄했다. 또 정부와 제주도가 외래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해 수익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신 연구위원은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여행업의 등록기준 및 수수료 명문화 등의 내용을 담은 ‘여행업 관리·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여행사 등급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또 상호 감시시스템을 도입, 여행업계의 자정을 유도하고 온·오프라인 여행업체들의 협력 마케팅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