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직업은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등 생산직 분야였지만 이들의 자녀인 에코세대는 전문직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 또 25세를 기준으로 베이비부머들의 결혼 비율은 54.5%에 달한 반면 에코세대는 8.3%에 그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베이비부머 및 에코세대의 인구·사회적 특성 분석’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이들의 20대 시절과 현재 20대 젊은이들의 생활상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조립공의 자녀들, 전문직으로

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부머(695만명)와 자녀인 에코세대(1979~1992년생) 954만명을 합하면 164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4.4%를 차지,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다.

세대 간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직업. 베이비부머의 직업 분류별 취업 인구를 보면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가 15.1%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13.1%), 판매 종사자(13.0%), 단순 노무 종사자(12.7%), 서비스 종사자(12.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에코세대의 취업 인구 1위는 단연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30.0%)였다. 특히 여성은 이 비율이 36.0%에 달했다. 전문직은 각종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직종을 뜻하며 의사 회계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보육교사 등도 해당된다. 에코세대는 베이비부머와 달리 사무 종사자(24.1%) 비율도 매우 높았다.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10.1%), 단순 노무 종사자(5.1%) 비율은 크게 떨어졌다. 고도 성장으로 기계화·자동화가 급진전되고 지식집약형 산업구조가 자리잡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 비율의 격차도 컸다. 베이비부머와 에코세대가 25세가 된 시점에 혼인 상태를 비교해봤더니 베이비부머의 결혼 비율은 54.5%였지만 에코세대는 8.3%에 불과했다. 베이비부머는 20세부터 결혼 비율이 빠르게 늘었지만 에코세대는 25세까지 90%가 넘는 미혼율을 유지했다. 혼인이 늦어지면서 출생아 수도 급감했다. 기혼 여성의 경우 베이비부머는 평균 2.04명의 자녀를 뒀지만 에코세대는 1.0명에 불과했다.

◆에코세대 1인 가구 100만명

직업과 결혼에서 이런 차이를 가져온 요인 중 하나는 대학 교육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비부머는 고교 졸업이 311만명(44.7%)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17.3%) 대학(15.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에코세대는 대학 재학 이상이 434만명(45.5%)으로 가장 많았으며 4년제 미만 대학(26.8%), 고교(23.3%) 등이 뒤를 이었다.

많이 배웠지만 에코세대는 경제적으로 베이비부머보다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세대를 같은 연령대에 놓고 비교해보면 1980년 현재 18~25세(1955~1962년생)인 베이비부머와 2010년 현재 18~25세(1985~1992년생)인 에코세대의 자가 거주 비율(가족 또는 본인이 소유한 집에 거주하는 비율)은 각각 58.1%, 48.9%로 베이비부머가 10%포인트가량 높았다.

베이비부머 가운데 1인 가구는 58만가구였으며 에코세대는 100만가구에 달했다.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와 견줘 종교활동도 적었다. 베이비부머의 종교인구 비율은 58.3%였지만 에코세대는 50.7%였다.

■ 에코세대

산 정상에서 고함을 지르면 얼마 후 메아리(에코)로 되돌아오듯 전쟁 후의 대량 출산 세대(베이비부머)가 만든 또 다른 대량 출산 세대를 일컫는다. 보통 1977~1997년 태어난 세대를 뜻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1979~1992년 태어난 세대로 범위를 좁혔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