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부펀드, 위험자산 줄이고 현금 확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식이어 채권까지 회피
현금비중 11%…4배 늘려
현금비중 11%…4배 늘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중국투자공사(CIC) 등 아시아 국부펀드들의 투자 행태가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 탓에 투자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채권, 주식 등 불확실한 투자 방법 대신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IC는 2012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현금 보유 비중을 전체 자산의 11%까지 높였다. 이는 전년 동기 3%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GIC는 현재 3000억달러(약 338조4300억원)가량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서 45%로 줄었다. 채권 비중도 20%에서 15%로 낮췄다. WSJ는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의 비중까지 줄인 것은 최근 시장에서 채권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비중을 27%에서 29%로 높였고, 유럽 비중을 28%에서 26%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42%로 변화가 없었다.
CIC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1년 CIC의 현금 보유 비중은 11%로 늘었다. 2010년에는 4%였다. 반면 주식 비중은 48%에서 25%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응콕송 G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현금을 비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운용사들도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우존스뉴스와이어스는 “아문디자산운용과 인베스코, ING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JP모건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츠 등도 2009년 4월 이후 보유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이 미국과 유럽 각국의 경기부양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에 있는 투자자문사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의 앤서니 마이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에 불안을 느끼는 데다 주식 투자를 불신하고 있어 당분간 좀 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