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간병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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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평균수명이 긴데다 유난히 1인 가구가 많은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 간병 수요가 많다. 그래서인지 환자를 돌보는 간병로봇 분야에서도 가장 앞서나간다. 일본에서 본격적인 간병로봇이 등장한 것은 2009년이다. 당시 문부과학성 산하 이화학연구소와 도카이고무공업은 사람을 두 팔로 들어 옮길 수 있는 간병로봇 ‘리바(RIBA)’를 공동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키 140㎝, 무게 180㎏의 백곰 모양으로 제작된 리바는 간병인의 음성을 인식해 환자를 안고 안전하게 옮기는 일을 척척 해내 관심을 끌었다.
최근 ‘리바2’란 이름으로 성능이 개선됐다. 환자를 안아 휠체어 화장실 침대 등 다양한 장소로 옮기는 게 가능해졌고 들 수 있는 무게도 종전 60㎏에서 80㎏으로 늘었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지만 2015년부터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리바에 앞서 상용화된 건 근력보조 로봇이다. 일본 구바대학이 개발하고 사이버다인이라는 회사가 만든 보행보조장치 로봇인 ‘하루(HAL)’가 대표적이다. 다리 골격을 이미지화해 보행이 불편한 사람의 다리 바깥 쪽에 설치해 걷는 것을 도와준다. 센서를 통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 모터의 힘을 이용해 보행을 도와준다. 하루는 이미 200여개 시설에서 활용 중이다. 일본에서는 이 밖에도 식사보조 로봇, 대화용 로봇, 목욕이나 배변을 돕는 로봇 등 다양한 간병로봇을 개발 중이다.
문제는 높은 가격과 안전사고 가능성이다. ‘리바’는 중형차 한 대값에 달하고 ‘하루’의 임대료는 초기 비용만 720만원에다 매월 220만원가량 임대료가 들어간다. 하지만 가격 문제는 앞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2015년부터 간병로봇에도 공적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간병로봇에는 임대료의 90%까지 보험에서 커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 간병인 수요가 현재의 두 배가 넘는 250만명으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간병로봇 시장 규모도 2015년 167억엔(2400억원), 2035년 4000억엔(5조7000억원)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 중인 우리나라도 일본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간병로봇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근력보조 로봇을 개발 중이지만 본격적인 실용화까지는 5년 정도 걸릴 것이란다. 간병로봇이 보급되면 여러 모로 편해질 것이다. 하지만 늙고 병든 부모를 로봇에 맡겨버리는 신종 고려장이 유행하는 건 아닌지 한편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최근 ‘리바2’란 이름으로 성능이 개선됐다. 환자를 안아 휠체어 화장실 침대 등 다양한 장소로 옮기는 게 가능해졌고 들 수 있는 무게도 종전 60㎏에서 80㎏으로 늘었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지만 2015년부터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리바에 앞서 상용화된 건 근력보조 로봇이다. 일본 구바대학이 개발하고 사이버다인이라는 회사가 만든 보행보조장치 로봇인 ‘하루(HAL)’가 대표적이다. 다리 골격을 이미지화해 보행이 불편한 사람의 다리 바깥 쪽에 설치해 걷는 것을 도와준다. 센서를 통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 모터의 힘을 이용해 보행을 도와준다. 하루는 이미 200여개 시설에서 활용 중이다. 일본에서는 이 밖에도 식사보조 로봇, 대화용 로봇, 목욕이나 배변을 돕는 로봇 등 다양한 간병로봇을 개발 중이다.
문제는 높은 가격과 안전사고 가능성이다. ‘리바’는 중형차 한 대값에 달하고 ‘하루’의 임대료는 초기 비용만 720만원에다 매월 220만원가량 임대료가 들어간다. 하지만 가격 문제는 앞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2015년부터 간병로봇에도 공적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간병로봇에는 임대료의 90%까지 보험에서 커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 간병인 수요가 현재의 두 배가 넘는 250만명으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간병로봇 시장 규모도 2015년 167억엔(2400억원), 2035년 4000억엔(5조7000억원)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 중인 우리나라도 일본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간병로봇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근력보조 로봇을 개발 중이지만 본격적인 실용화까지는 5년 정도 걸릴 것이란다. 간병로봇이 보급되면 여러 모로 편해질 것이다. 하지만 늙고 병든 부모를 로봇에 맡겨버리는 신종 고려장이 유행하는 건 아닌지 한편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