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영스타 예스원 도핑 의혹 놓고 설전

흔들리는 초강대국 미국과 뜨는 신흥강국 중국 사이의 갈등이 런던올림픽 수영경기에까지 투영되는 양상이다.

베이징올림픽 8관왕인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가 하락세를 보이고 중국의 쑨양과 예스원이 새 영웅으로 떠오른 런던올림픽 수영에선 미·중 양국 간 경쟁구도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메달 레이스뿐만 아니라 예스원의 세계신기록이 공방의 소재가 됐다.

16세 소녀인 예스원은 28일 여자 400m 개인혼영 결승 때 마지막 자유형 50m 구간에서 28초93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400m 개인혼영 남자부문 우승자인 라이언 록티(미국)의 같은 구간 기록(29초10)을 능가한 것이어서 세계 수영계를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쪽은 노골적으로 도핑(금지약물)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수영코치협회 전무로 있는 미국인 지도자 존 레너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믿기지 않는" 기록들은 나중에 도핑이 개입된 것으로 나타나곤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수영계에 45년간 몸담았다면서 "수영사에서 누군가가 '슈퍼우먼'으로 떠올랐다 싶으면 꼭 나중에 금지약물 사용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대표팀 단장이 정색하고 대응했다.

쉬치 중국 수영대표팀 단장은 "록티와 예스원의 기록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스원은 300m 지점까지 선두에 뒤져 있어 최선을 다해야 했지만 록티는 마지막 자유형 구간에 들어가기 전 일찌감치 우위를 점한 상황이어서 최선을 다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예스원의 성적이 기대 이상인 것은 사실이지만 놀라운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펠프스는 베이징올림픽 8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서 여자 수영의 미시 프랭클린(미국)도 대단하던데 중국은 왜 재능있는 선수를 보유하면 안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쉬 단장은 "중국 수영의 발전은 다년간에 걸친 노력의 보상"이라며 "세계 각국의 좋은 코치들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