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시원한 지역은 종로구 일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내 28개 지점의 평균기온을 조사한 결과, 가장 낮은 곳은 종로구로 29.9였다.

반면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로, 34.2도에 달했다. 이어 영등포구, 서초구, 강남구 순이었다.

특히 중랑구와 강남구는 최근 거의 매일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서초ㆍ용산ㆍ양천구ㆍ영등포구에도 5일 동안 열대야가 기록됐다.

이는 고층 건물이 비교적 많은 지역과 산지에 가까운 지역간의 온도차는 '열섬현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지역에 밀집한 고층 건물들은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뿐더러 오히려 복사열을 발산하는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고 기상청 측은 설명했다. 종로구는 이와 반대로 산지와 가깝다.

숲이나 농지는 열을 받으면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열을 품지만 콘크리트 건물은 열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변 기온을 높이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산지를 끼고 있어 녹지가 비교적 많은 지역에 비해 강남의 기온이 더 높게 나타난다.

서울 전체를 놓고 보면 고층 건물이 바람의 흐름을 막고 도심에서 발산되는 열기가 공기 자체를 덥히는 효과도 낸다. 편서풍의 영향을 주로 받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도심을 지나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세기가 약해지고 온도는 높아질 수 있다는 것.

허복행 기상청 관측정책과장은 "서울이 도시화되면서 서쪽보다 동쪽 지역의 강수량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공기의 흐름과 같은 기상시스템이 도심을 통과해 이동하면서 도시화의 경향을 반영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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