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ㆍ여행ㆍ통신판매 이어 커피점 등 유통업까지 `눈독'

최근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경영이 어렵다던 카드사들이 지난해 보험 판매 등으로 2조원이 넘는 부대업무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카드사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이유로 금융 당국에 커피전문점 등 서민 업종에까지 진출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여신금융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이 보험 대리판매 등 부대업무의 취급액은 2조4천553억원으로 전년 1조8천480억원보다 6천73억원 늘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보험 대리 판매로 1조3천767억원, 여행 알선으로 4천705억원, 통신판매로 6천8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카드업계의 부대업무 취급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인 2001년의 5천150억원과 비교하면 5배 수준으로 급증한 셈이다.

카드사들의 부대업무 취급액은 2000년대 초반에 5천억∼6천억원 수준에 머물다가 2006년 1조185억원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고 2008년 1조2천422억원, 2009년 1조4천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카드사의 부대업무 매출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카드사 부대업무 매출은 6천699억원으로 현재와 같은 추세만 유지돼도 2조원대 후반의 실적이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축소된 수익을 부대업무로 채우고자 문어발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한카드의 `올댓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업체들과 제휴해 쇼핑, 여행, 골프 등을 중개하며 전화 영어 등 교육서비스와 웨딩, 이사ㆍ택배 서비스, 부동산 매매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삼성카드도 제휴 업체와 손잡고 결혼정보ㆍ웨딩업에 진출했으며 온라인 쇼핑몰과 여행업도 공략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항공권이나 여행상품권을 자사 카드로 결제할 때 최대 5∼7%까지 할인해주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상품 할인 사업에 이어 `e캠퍼스' 사업을 통해 전국 학원을 연계해 학원비를 카드로 할인해주면서 학생을 중개해주는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PRIVIA' 서비스를 통해 여행, 교육, 쇼핑, 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외 여행 패키지, 국외 여름 방학 캠프, 아이스하키 교실, 캠핑카 대여, 승마와 요트 레슨 등을 중개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오는 9월부터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 당국이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부대 업무를 대폭 허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금융 당국은 여전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카드사들이 원하는 사업을 추가해주겠다는 자세다.

일부 카드사는 커피전문점 등 유통관련업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보험대리 등 부대업무 매출은 전체 영업 매출의 15% 수준이지만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신성장동력인 부대업무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반기에는 카드사 사이의 부대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