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중 퀘드레벨셀(QLC) 기반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용 고용량 스토리지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9세대 V낸드 기획 담당인 현재웅 삼성전자 상품기획실 상무(사진)는 21일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AI용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에 제한이 있어 단일 스토리지 서버당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QLC 기반 낸드는 AI열풍으로 테이터센터 기업에서 초고용량 솔리드스테이드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수요가 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QLC 낸드는 MLC(멀티레벨셀), 트러플레벨셀(TLC)보다 하나의 셀에 더 많은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어 저장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AI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엔 업계 최초로 1Tb TLC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현 상무는 “중장기적으로는 온디바이스 AI와 차량용 제품, 엣지 디바이스 등 차세대 응용 제품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홍승완 플래시개발실 부사장은 “낸드는 고용량, 고성능 요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되고 있다”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핵심 공정인 고종횡비(HARC, 좁고 깊게 반도체 회로를 뚫는 기술) 식각 공정 수를 최소화하는 기술, 고성능 소자 제조를 위한 하이 메탈 게이트 공정 기술 등을 통해 혁신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는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긴 HBM과 달리 낸드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현 상무는 “향후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의 데이터를 처리할 더 많은 스토리지 공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따라서 중장기 관점에서 낸드플래시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