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도 '일감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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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 코레일네트웍스 등에 승차권 판매·매점운영 맡겨
도공, 퇴직자 모임과 고속도로 휴게소 수의계약
도공, 퇴직자 모임과 고속도로 휴게소 수의계약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1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들은 시장경쟁 대신 수의계약 방식으로 특정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행태를 보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철도공사의 경우 코레일테크,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유통 등의 자회사를 설립해 철도승차권 발매, 철도차량 유지보수, 광고 등과 관련해 내부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곳은 코레일유통이다. 이 회사는 철도 역사 내 시설물을 이용해 매점 운영 등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레일유통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해 수익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배당 이익도 올리고 있다. 2007년 1345억원이었던 코레일유통의 매출은 KTX 등의 철도이용객이 늘면서 지난해 40.8% 증가한 189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158억원으로 12배나 급증했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철도공사가 받은 배당액은 95억원이다.
철도공사는 또 코레일유통에 철도역 시설 운영권을 부여하면서 임대료(철도역사 사용료)도 받고 있다. 임대료는 2006년 16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19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6년간 코레일유통을 통해 거둬들인 임대료 수익만도 1392억원에 달한다. 철도공사는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최근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전문매장을 대상으로 공개경쟁입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170개 중 142개소를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휴게소 20개소는 도로공사의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100% 소유한 (주)H&DE(옛 한도산업)가 운영한다. H&DE는 휴게소 4곳을 공개입찰을 통해 운영권을 획득했지만, 나머지 16곳의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따냈다. 기존 운영업체의 부도나 운영부실에 따른 계약해지 등으로 정상적인 입찰 전까지 운영하는 형태지만, 운영기간이 길게는 3년 이상 지속되고 임대료도 4분의 1 정도로 낮은 등 과도한 혜택을 제공해왔다고 예산정책처는 지적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난해 모회사인 가스공사와의 거래를 통해 13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의 86.5%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의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94.4%에 달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6억원으로, 모두 가스공사의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됐다.
한국전력공사도 한전KDN, 한전KPS, 한전기술공사 등과 만성적인 내부거래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특정 자회사에 일감을 독점적으로 몰아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후생복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