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도요타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국내 시범 운행에 돌입했고, 르노삼성차는 내년에 SM3 Z.E를 출시한다. 기아차도 경형 전기차 레이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기차는 지금도 논란이 분분하다. 가능성이 ‘있다’와 ‘없다’를 놓고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있다’는 주장은 전기차의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점을 명분으로 삼는다. 하지만 ‘없다’는 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를 ‘있다’의 공격 무기로 사용 중이다.

‘있다’는 쪽은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열이나 풍력, 조력 등 자연을 통해 전기를 얻어내면 된다고 말한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는 화학회사 바스프와 손잡고 전기차 지붕을 개발 중이다. 자동차 선루프로 유명한 베바스토는 미국 코나르카와 경량 유기태양광 자동차 지붕을 만들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전기를 얻어내는 전지판의 중량을 가볍게 하자는 게 목표다.

‘없다’는 쪽에서는 세금 문제를 들고 나온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휘발유와 경유 소비가 줄어 정부의 유류세수가 감소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전기차 충전 때 전력세가 별도로 부과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소비자는 전기차의 경제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조용히 듣고 있던 ‘있다’가 다시 말한다. 당장은 그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충전량이 늘어나는 만큼 걱정은 걱정일 뿐이라고…. 순간 다급해진 ‘없다’는 그렇게 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해 당장은 불가능하다고 맞선다.

이처럼 치열한 양측의 주장을 듣다보면 접점이 쉽게 그려진다. 2~3년 이내에 전기차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붕이 아니라 연료전지 등을 통해 자체 전기 동력을 얻어내는 방식도 등장했다.


자동차회사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전기차를 만들고, 수소연료전지차도 개발하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속속 내놓는다. 미래 주요 동력원이 어디로 모아질지 알 수 없는 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 도요타가 전기 동력 사용을 확대할 때 BMW는 전기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수소를 직접 태우는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GM은 수소 분해로 얻어지는 전기 동력에 매진하면서 하이브리드 대항마로 주행거리연장 전기차 판매에 나섰다.

미래 흐름을 견인할 주도권은 아직 확고하지 않다. 그래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지만 불변의 사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120년간 화석연료를 통해 얻은 편익은 지구온난화라는 불편함을 가져왔다. ‘일득일실(一得一失)’이라는 말이 있다. 이로운 것 하나를 얻으면 해로운 것도 하나 얻는다는 의미다. 인간에게 이동성이라는 편리함을 준 자동차가 지금은 인간을 괴롭히는 존재인 셈이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