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가뭄에 단비..하루 두 차례는 수영복 규제 후 처음

특별취재단 = 세계수영계의 신기록 가뭄이 런던에서 풀리고 있다.

2010년 수영복에 대한 규제에 이뤄진 이후 처음으로 하루에 두 차례 세계기록이 깨졌다.

먼저 미국 여자 수영의 간판 다나 볼머(25)는 2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5초98로 세계기록을 새로 작성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라 요스트롬(스웨덴)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 56초06을 0.08초 줄였다.

볼머는 전날 열린 예선에서 56초25에 레이스를 마쳐 올림픽 및 미국 기록을 새로 쓰더니 하루 만에 세계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볼머는 수영복에 대한 규제가 이뤄진 2010년 이후 여자 선수로는 두 번째로 세계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첫 번째는 중국의 기대주 예스원(16)이 하루 전 열린 이번 올림픽 개인혼영 400m 결승(4분28초43)에서 기록했다.

볼머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카메론 판 데르 부르흐(24)가 남자 평영 100m 결승에서 58초46으로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역시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때 브랜턴 리카르드(호주)가 세운 종전 기록(58초58)을 3년 만에 0.12초 단축했다.

판 데르 부르흐는 전광판에 찍힌 새로운 세계기록을 확인하고서는 레인에 등을 대고 드러누워 한동안 기쁨을 만끽했다.

세계수영계는 최근 3년 동안 극심한 신기록 갈증에 시달렸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 한 해 동안 무려 108개의 세계 신기록이 작성되고 이듬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43차례나 세계 기록이 새로 쓰이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2010년부터 수영복의 모양과 재질에 규제를 가했다.

부력을 향상시키고 물살의 저항을 줄여준 폴리우레탄의 재질을 직물로 한정했고, 몸을 덮는 부위도 남자는 배꼽부터 무릎 위, 여자는 목을 덮거나 어깨선을 넘는 것은 물론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 이후 신기록 소식이 끊겼다.

3년 동안 고작 2개의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올림픽 경기 규격의 롱코스(50m)에서는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때 라이언 록티(미국)가 개인혼영 200m에서 남녀를 통틀어 수영복 규제 후 처음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쑨양이 세계신기록을 추가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경영 종목이 치러진 이틀 동안 벌써 세 개의 세계신기록이 쏟아졌다.

(런던=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