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장마가 수시로 반복되면서 운동하기도 힘들고 야외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덥고 습한 날씨로 시원하게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단 과일을 먹고 싶은 유혹도 강하다. 이런 시기에 가장 힘든 것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식사, 청결, 운동, 피부 질환까지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더워서 맨발로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발에 상처가 잘 생길 수 있고, 상처 부위가 잘 낫지 않아 염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라면 맨발 대신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는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발을 청결히 해서 무좀이나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에 무좀이 있으면 발가락 사이에 벌어진 살로 세균이 들어가 발등까지 염증이 오는 봉와직염이 생길 위험이 높다. 매일 발을 씻고 잘 말린 후 로션을 발라 보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 신경에 합병증이 와서 감각이 무딘 경우 상처가 나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하루 한 번 자기 전에 발 상태를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발에 상처가 나면 당뇨병 환자는 쉽게 상처가 악화된다. 자가 치료를 피하고 더 악화되기 전에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도록 한다.

빙과류나 음료수는 쉽게 혈당을 올려 당 관리에 어려움을 준다. 때문에 단 음료나 아이스크림 대신 탈수를 막기 위해 적당하게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수박, 참외, 포도와 같은 과일은 혈당을 많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대신 토마토, 오이 등의 야채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더운 낮에 운동하면 일사병이나 탈수가 심해진다. 되도록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식후를 택해 운동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녁 식사 후에 운동하면 저혈당의 발생을 줄이고 혈당을 낮출 수 있다. 등산, 걷기, 줄넘기, 헬스, 수영 등이 도움이 되고 운동시간은 1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에는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서 갑작스런 운동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서 자주 샤워하지 않으면 피부에 곰팡이 염증이 잘 생기고 머리나 등에 모낭염이 생기기도 한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곰팡이나 세균 염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 몸을 청결히 하고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한다. 피부에 얼룩거리는 반점과 가려움증을 동반한 진균염이 있거나 머리·등의 모낭에 세균 감염이 있다면 피부과 치료를 같이 받도록 한다.

당뇨병은 망막 합병증뿐 아니라 수정체의 백내장에도 쉽게 노출돼 있다.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햇빛이 강한 낮시간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수정체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정인경 <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