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시리아 국경서 최근 무력충돌 빈번
레바논 "시라아 군, 영토 침범 말라" 항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 불똥이 레바논으로 퍼지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최근 시리아-레바논 국경에서의 무력 충돌을 시리아 탓으로 돌리고 시리아는 이를 강력히 반박하면서 1976년부터 이어 온 양국의 36년 동맹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레바논 관영통신 'NNA'와 영자지 '데일리 스타'에 따르면 레바논 외무부는 25일 외교 채널을 통해 자국 주재 시리아 대사에게 레바논-시리아 국경에서 군사적 충돌이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또 시리아 정부군이 레바논 영토에 진입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미셸 술레이만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 23일 시리아가 자국 영토를 침범했다고 대 놓고 비판했다.

시리아 정부군 30여명이 그 전날 레바논 동부 지역의 자국민 주택을 습격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레바논 대통령의 시리아 비판은 시리아군 병력이 2005년 레바논에서 철수한 뒤 처음 나온 것이다.

최근 몇 주간 레바논-시리아 국경에서는 시리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이 숨지거나 무력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망자 중에는 레바논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양측의 충돌은 레바논과 시리아 북쪽과 동쪽 지역 마을에서 빈번하게 벌어졌다.

시리아는 레바논의 비판에 대해 "시리아 반군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레바논에서 먼저 시리아 쪽을 향해 사격하거나 국경을 통해 무기가 밀수되고 있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동에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양국은 30년 넘게 군사적, 정치적 동맹 관계를 맺어왔다.

시리아는 레바논이 오랜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기 시작한 직후인 1976년부터 30년 가까이 대규모 병력을 레바논에 주둔시켰다.

시리아는 2005년 철군 이후에도 지난해 초까지도 레바논 정치와 안보, 외교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시리아와 레바논은 이스라엘과 평화협상도 반대하며 외교 노선을 함께 했다.

그러나 시리아 주둔군이 레바논의 내정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반시리아 정서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가 발생 이후에는 레바논 내부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지지파와 반대파 간 갈등도 심화했다.

(베이루트<레바논>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