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대 재벌 기업 가운데 2세로 자산 승계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롯데그룹으로 나타났다.

25일 재벌과 CEO(최고경영자) 경영 성적을 발표하는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20개 대기업 집단의 자산 승계율을 분석한 결과 롯데의 승계율이 가장 높았다.

두산, KCC, 효성, 동부, 대림, 현대차, 신세계, 한화, LG, 삼성, LS, GS, STX, CJ, 한진, 동국제강, 현대, SK, 현대중공업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 승계율은 현 경영주가 갖고 있는 자산가치 대비 2세들의 자산가치를 대입한 비율이다.

상속, 증여, 자산불리기 등으로 이뤄지는 자산 승계는 그 정에서 각종 편법들이 동원돼 논란을 빚고 있다.

자산 승계율이 100%를 넘는 곳은 롯데, 두산, KCC, 효성, 동부 등 총 5개 그룹이다.

승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부모자산보다 2세들의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로, 자산·경영 상속이 본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2남 2녀가 총 3조5천637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 2천707억원,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조5천785억원,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조7천11억원, 차녀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132억원을 각각 갖고 있다.

반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산가치는 2천538억 원에 그쳐 승계율이 무려 1천404.4%에 이르러 이미 2세로의 자산 승계가 완벽하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두산그룹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배우자 김소영) 두산 회장, 장녀 박혜원 오리콤 전무, 차남 박지원(배우자 서지원) 두산 사장 등 3남매(배우자 포함)가 모두 3천443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친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자산가치는 360억 원에 불과해 승계율이 955.5%에 달한다.

3위인 KCC는 장남 정몽진 KCC 회장, 차남 정몽익 KCC 사장, 3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 등 3형제가 총 9천892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1천490억 원을 갖고 있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664.0%에 달한다.

4위인 효성의 경우 조현준(장남) 효성 사장, 조현문(차남) 효성 부사장, 조현상(3남) 노틸러스효성 이사의 자산가치가 총 6천316억 원인 반면 조석래 회장과 부인 송광자씨의 자산가치는 1천717억원으로 승계율이 367.7%로 집계됐다.

반면 SK그룹과 현대중공업은 자녀들이 아직 어려 승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그룹은 장녀인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 차녀 정영이, 장남 정영선 씨가 불과 32억원의 자산를 갖고 있어 어머니 현정은 회장 자산가치(1천99억원)의 1.4%에 불과하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