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체, 잇단 대규모 감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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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가 전체 직원의 2%를 감원키로 했다. 록히드마틴도 인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예산 삭감 등이 미국 제조업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스코는 23일(현지시간) 전체 직원의 2%에 해당하는 13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스코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감원은 성장성 있는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는 사업 재정비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이번 해고는 시스코가 8월 발표할 실적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힌 직후 나왔다”고 전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유럽과 인도 등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최근 고객들이 대규모 주문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작년에도 정규직 인원의 9%에 달하는 6500명을 해고했다. 포드도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호주 멜버른과 질롱 공장의 직원 440명을 최근 해고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승용차와 픽업트럭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도 최근 직원 1만 명을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로버트 스티븐스 록히드마틴 CEO는 이달 18일 “미국 의회가 ‘재정 벼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방예산이 삭감돼 전체 임직원 12만 명 중 1만 명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올해 국가 부채를 적정한 규모로 줄이는 법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대규모로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 감축되는 국방예산은 내년에만 550억 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미국 제조업체들이 감원에 나선 것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 때문이다. 이달 필라델피아 제조업 경기지수는 -12.9를 기록, 세 달 연속으로 기준치 '0'을 밑돌았다. 제조업지수가 0을 웃돌면 경기확장을, 밑돌면 경기위축을 뜻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