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 지루한 장세에 애널도 '할 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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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증권사는 거의 매일 내놓던 시황 분석 리포트를 최근 일주일에 두어 번 꼴로 줄였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8월 급락한 뒤 1년여 동안 좁은 박스권 내에서 출렁임을 반복하자 똑같은 말만 되풀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좁은 박스권(약 1780~1850) 상단에서 '매도', 하단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공식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모 증권사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같은 상황이라면 데일리 시황 리포트를 발간하는 게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전날 스페인의 구제금융 우려와 같이 큰 이슈가 있으면 모르겠으나 매일 리포트를 쓰면 사실 할 얘기도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경제위기가 유럽, 중국까지 번진 상황에서 동일한 변수가 형태만 달리해서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한달 전에 제시했던 전략을 또 다시 제시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이 1년 동안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지수가 급락할 때 지점 소매영업 직원들에게도 기존 설명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며 "뻔한 내용만 말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더니 이제는 뻔한 얘기도 말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B증권사도 데일리 대신 주간 단위로 시� 리포트를 발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일 시황 리포트를 쓸 경우 그날 장세를 짚어주는 내용 밖에 쓰지 못한다"며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장기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코스피 밴드내 단순한 전략을 제시하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약세장에서 업무가 가중된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꼽힌다.
모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마냥 낙관적인 증시 전망만을 썼지만 투자자들도 그동안 학습된 바가 있다"며 "최근에는 나쁘면 나쁘다고 지적해 주는 게 트렌드이기 때문에 약세장에서는 해야할 일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시황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루하게 이어지는 장세에서 아무래도 각 증권사들이 시황 리포트를 발간하는 횟수를 줄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간 숱한 고비들을 넘어온 애널리스트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긴 호흡에서 접근하라는 조언도 반복되고 있다.
모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과거에 비해 좋아질 근거가 부족해졌다"면서도 "지금은 글로벌 경제가 망가지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 코스피지수 가격대가 매력적이란 점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좁은 박스권(약 1780~1850) 상단에서 '매도', 하단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공식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모 증권사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같은 상황이라면 데일리 시황 리포트를 발간하는 게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전날 스페인의 구제금융 우려와 같이 큰 이슈가 있으면 모르겠으나 매일 리포트를 쓰면 사실 할 얘기도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경제위기가 유럽, 중국까지 번진 상황에서 동일한 변수가 형태만 달리해서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한달 전에 제시했던 전략을 또 다시 제시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이 1년 동안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지수가 급락할 때 지점 소매영업 직원들에게도 기존 설명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며 "뻔한 내용만 말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더니 이제는 뻔한 얘기도 말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B증권사도 데일리 대신 주간 단위로 시� 리포트를 발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일 시황 리포트를 쓸 경우 그날 장세를 짚어주는 내용 밖에 쓰지 못한다"며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장기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코스피 밴드내 단순한 전략을 제시하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약세장에서 업무가 가중된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꼽힌다.
모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마냥 낙관적인 증시 전망만을 썼지만 투자자들도 그동안 학습된 바가 있다"며 "최근에는 나쁘면 나쁘다고 지적해 주는 게 트렌드이기 때문에 약세장에서는 해야할 일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시황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루하게 이어지는 장세에서 아무래도 각 증권사들이 시황 리포트를 발간하는 횟수를 줄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간 숱한 고비들을 넘어온 애널리스트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긴 호흡에서 접근하라는 조언도 반복되고 있다.
모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과거에 비해 좋아질 근거가 부족해졌다"면서도 "지금은 글로벌 경제가 망가지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 코스피지수 가격대가 매력적이란 점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