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뭔가. 이번에는 경제활력대책회의다. 지난 주말 청와대 끝장토론의 후속조치다. 당장 정부 내에서조차 또 회의냐는 반응이다. 몇 해째 간판을 달고 있는 비상경제대책회의도 모자라 위기관리대책회의, 물가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청와대서별관회의, 국가정책조정회의 등 회의가 끝도 없다. 그게 그거 같아서 장관들도 헷갈린다. 오죽하면 회의부터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대통령으로선 장장 10시간에 걸친 끝장토론이라도 보여줘야 국민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건 아니다. 경제가 회의를 열고 묘안을 낸다고 잘 돌아간다면 누가 나무랄 것인가. 경제는 아이디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땀과 노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회의를 거듭하다 보면 억지 대책을 내게 되고 엉뚱한 일을 벌이기 일쑤다. 그것 때문에 일이 꼬이고 결과가 나빠지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대형마트 강제휴무와 중기 적합업종 소동, 신용불량자만 양산한 서민금융 지원, 알뜰주유소 같은 엉뚱한 물가대책 등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신설된 경제활력대책회의는 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휴가 분산을 위해 중고생 학원을 돌아가며 쉬게 하자는 발상까지 나온 터다. 기업 회식을 장려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기가 막힌다. 회의를 열어봤자 안 되는 일만 골라 할 것이 분명하다. 하나같이 시장을 부정하고 경제원칙을 깨는 것들뿐이다. 더 갖다 붙일 회의 이름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가 돼버린 회의다. 아이디어로 경제가 돌아가나? ‘이명박 정부의 그 많았던 회의’가 언젠가는 어리석은 정부를 뜻하는 일반명사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