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하니’ ‘영심이’ ‘독고탁 시리즈’ ‘열혈강호’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업체 대원미디어(사장 함욱호)가 해외시장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함욱호 대원미디어 사장은 24일 “10년 전만 해도 창작물 비중이 20~30%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를 넘어섰다”며 “창작물을 들고 일본 유럽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1977년 설립된 이 회사는 40여편의 창작 콘텐츠를 보유 중인데 최근 선보인 ‘곤’ ‘뚜바뚜바 눈보리’ ‘빠뿌야 놀자’ 등이 해외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곤’은 4~12세용으로 만들어졌으며 공룡을 닮은 상상의 동물이 주인공이다. 지난 4월부터 일본 도쿄TV와 후지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이 작품은 일본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함 사장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에 버금가는 4%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홍콩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뚜바뚜바 눈보리’를 통해선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그는 “기존엔 중국 정부의 콘텐츠 개방에 대한 규제가 심해 진출이 힘들었다”며 “하지만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눈보리 시즌 3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영어 교육용으로 제작된 ‘빠뿌야 놀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배급할 예정이다.

대원미디어는 아이코닉스 선우엔터테인먼트 등과 경쟁하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선 59%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 중 최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대원미디어가 확보한 콘텐츠 수는 16만4000여건에 이른다. 캐릭터, 방송 판매사업 등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대원미디어는 현재 애니메이션 전문방송인 ‘대원방송’, 닌텐도 게임기를 유통하는 ‘대원게임’, 일본 지브리스튜디오의 캐릭터를 독점 판매하는 ‘대원캐릭터리’ 등 7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작년 매출은 445억원.

지난 4월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함 사장은 ‘대원미디어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1986년 입사 이래 27년간 자재, 행정, 수출 등의 업무를 두루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함 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발판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 개발은 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그는 “최근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오는 8월부터 ‘오늘닷컴’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공급하던 콘텐츠들을 온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함 사장은 “경기침체와 대규모 투자로 인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월트디즈니’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