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은 체조대표팀에 52년 ‘노 골드’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다. 세계 최고 기량을 자랑하며 ‘도마의 신’으로 인정받고 있는 양학선(20)은 한국 체조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낼 가장 유력한 선수다.

체조 대표팀은 1960년 로마올림픽 때 처음 본선에 진출한 이후 아직까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까지 4회 연속으로 여홍철(도마), 이주형(평행봉), 김대은(개인종합), 유원철(이상 평행봉)이 차례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고 있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엔 꼭 풀겠다는 게 대표팀의 각오다.체조는 1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기초 종목. 남녀 기계체조 14개, 트램폴린과 리듬체조 2개씩이다.

양학선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잇달아 제패하며 처음으로 출전한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0순위로 떠올랐다. 도마 종목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는 상태다.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토마 부엘(프랑스)이 지난해 연습 중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이번 올림픽에 결장했다.

양학선은 자신이 개발한 세계 최고 난도의 기술을 구사한다.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여2’ 기술을 개량한 난도 7.4점짜리 기술을 선보인다. 이 기술은 도마를 양손으로 짚은 뒤 공중으로 솟구쳐 세 바퀴(1080도)를 회전하는 동작으로 국제체조연맹(FIG)은 처음으로 기술 시연에 성공한 양학선의 영문 이름을 따 ‘YANG Hak Seon’으로 채점 규정집에 올렸다.

선수 대부분이 난도 7.0~7.2점짜리 기술을 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양학선은 0.2~0.4점을 먼저 얻고 경기를 시작한다. 따라서 착지 때 다리를 모으지 못하고 한두 발짝 뒷걸음질쳐 감점되더라도 경쟁자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 양학선은 내달 7일 오전 1시41분부터 시작되는 남자 도마 결승전에서 금메달 연기를 펼친다. 양학선 외에 단체전과 개인종합에 출전하는 김수면(26)이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