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광통신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홀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광선로 부품인 광접속함체를 3사에 모두 납품하고 있는 빛샘전자다. 광접속함체는 광케이블 연결 부위와 광섬유 접속 부위를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케이블 간 광통신량을 이동,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강만준 빛샘전자 사장(65·사진)은 “주력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모듈이 연평균 10% 안팎 성장하는 데 비해 광선로 부품 시장은 연 20~25%씩 급성장하는 분야”라며 “통신인프라 구축 초기단계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40여개 국가로 부품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빛샘전자는 LED 전광판용 모듈과 LED 전광판 분야 간판 중소기업이다. 모듈 분야는 국내 매출 1위, 전광판 분야는 2위다. LED 소자(칩)부터 완제품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갖춘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전광판용 LED 영상제어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322억원을 기록했다.

빛샘전자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창사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는 것. 전신은 삼성전관(현 삼성SDI) LED사업부였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적자 사업부로 지정돼 인력 구조조정 후 퇴출 됐다. 당시 LED사업부장이었던 강 사장과 함께 퇴직한 44명의 팀원들은 명예퇴직금을 모아 자본금 6억원으로 1998년 빛샘전자를 설립했다. 강도 높은 경비 절감을 위해 전 직원은 버스로 출퇴근했고, 임금의 30%를 삭감했다. 예전 삼성전관 작업복을 그대로 입고 근무했고 회식도 줄였다.

그 결과 1999년 KTX 고속철도 행선안내 표시용 LED 전광판 공급 사업을 수주하며 분사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해 프랑스 고속철도 제조사인 알스톰에서 차량제어 부품 기술이전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강 사장은 2006년 광통신용 동축케이블 제조업체인 삼진정보통신을 40억원에 인수, 광통신 부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주력 분야인 LED 전광판용 모듈 시장이 업체간 치열한 단가 경쟁과 함께 수요업체들이 15~20% 가량 원가 인하를 요구해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LED 전광판은 한번 설치하면 유지·보수 외엔 추가 수주를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 빛샘전자의 매출 비중은 LED 모듈 60%, 광통신 부품 33%, KTX용 부품 7%. 강 사장은 광선로 비중을 2015년까지 50%로 늘리고 5년내 70%까지 확대해 주력분야를 광선로 부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는 “LTE 스마트폰 수요급증으로 통신 3사가 평균 2~3조원가량을 광통신망 분야에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돼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37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